6·25전쟁서 실명한 참전용사 64년 만에 화랑무공훈장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투 중에 실명한 유공자가 64년 만에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부산 연제구는 7일 오전 거제4동 주민센터에서 국방부 장관을 대신해 고 손정상 일등병의 아들 맹규(64) 씨에게 6·25 화랑무공훈장을 전수했다.
1931년 8월 25일에 태어난 고인은 20대 초반인 1952년 12월에 입대해 이듬해인 1953년 5월 수도사단에 배치됐다.
그해 7월 15일 강원 철원 금화지구에서 벌어진 전투 중에 머리에 파편을 맞아 실명하는 중상을 입었다.
이어 육군 제2병원과 제31병원 등에 입원해 치료받다 1955년 5월에 전역했다.
국방부와 육군본부는 '6·25전쟁 참전자에 대한 무공훈장 찾아주기' 사업 과정에서 1954년 10월 15일에 화랑무공훈장 명령이 내려진 것을 확인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참전용사께서 육군 제2병원에 입원하셨던 기간에 무공훈장이 상신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인 불명의 사정에 의해 당시에 훈장을 수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당시 기록이 수기로 작성된 데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을 대신해 훈장을 받은 손 씨는 "아버지가 훈장 수훈자라는 것조차 모르고 살았다"며 "혼자서 2남 2녀를 키우시느라 너무 고생을 많이 하신 어머니가 기뻐하셨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태문 거제4동장은 "이렇게 늦게 훈장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화랑무공훈장은 전시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사태 때 전투에 참가, 뚜렷한 공을 세운 참전자에게 주는 훈장이다.
수훈자는 '국가 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 유공자로 지정돼 국립묘지 안장 등 각종 혜택을 받는다.
군 당국은 급박한 전쟁 상황 때문에 공적이 누락됐거나 미처 훈장을 수령하지 못한 수훈자를 찾아 훈장을 전수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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