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여정, 방남 예술단 배웅 '눈길'…선전선동 분야 계속 맡는듯
박광호 선전선동부장과 함께 전송…김정은, 예술단 방남 관심 반영 관측도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우리 측에서 공연할 북한 예술단의 방남 행렬을 직접 전송해 눈길을 끈다.
북한의 대내용 라디오 방송인 조선중앙방송은 6일 권혁봉 문화성 국장과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이 올림픽 축하공연을 위해 5일 평양에서 출발했다며 "평양역에서 박광호 동지, 김여정 동지를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간부들과 문화성 일꾼들이 예술단을 전송했다"고 보도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이날 같은 내용의 기사와 함께, 김여정을 포함한 간부들로 보이는 인사들이 도열한 가운데 검은색 털모자와 붉은 코트 차림의 예술단원들을 배웅하는 모습의 사진을 게재했다.
김여정이 노동당 선전선동부장인 박광호와 함께 예술단 전송에 나섰다는 점으로 볼 때 김여정은 선전선동 분야에 계속 몸담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여정은 북한 매체에 2014년 11월부터 2016년 5월께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호명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주로 '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꾼'으로 직급이 불리고 있다.
김정은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에서 진행과 김정은 의전을 챙기는 모습을 주로 보여 온 그는 북한의 체제 선전을 담당하는 선전선동부에 몸담은 것으로 여겨져 왔다.
미국 정부도 지난해 1월 김여정을 인권제재 대상에 올리면서 그의 직책을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명시했고, 통일부가 발간한 '2018 북한 주요기관·단체 인명록'에도 김여정은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올라가 있다.
특히 김여정은 지난해 10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차 전원회의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오른 뒤에는 행사 주석단의 일원으로 착석하는 등 높아진 정치적 위상을 과시해왔다. 이 때문에 그의 최신 직책과 업무 분야에 대한 관심도 커진 상태였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이번 예술단 전송 보도와 관련, "김여정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올라간 것은 정치적 위상이 커지고 있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고, 여전히 선전선동부에 적을 두고 활동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여정이 평양역 전송 현장에 나온 것은 이번 방남 예술단에 대한 김정은 등 북한 최고지도부의 각별한 관심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예술단 공연에 대한 북측의 기대치가 크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이 전송 현장에 나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여정이 선전선동부에 있어서 그런지 배웅도 한 것 같은데, (북한이) 관심을 많이 쏟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지연관현악단 140여 명으로 구성된 북한 예술단은 원산으로 이동한 뒤 만경봉 92호 선박을 타고 6일 오후 동해 묵호항에 들어올 예정이다. 이들은 8일 강릉 아트센터,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한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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