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대통령' 파월 오늘 취임…경기과열·감세대응 등 난제
(서울=연합뉴스) 최현석 기자 = 5일(현지시간)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제롬 파월(64)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과열 가능성과 감세 정책에 대한 대응 등 난제에 직면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지만 향후 수 주일 동안 연설 계획이 없어 최근 주가 급락에 대응할지와 내년 말까지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장 예상에 부응할지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재닛 옐런 전 의장이 기준금리를 천천히 인상한 배경이 된 낮은 물가와 꾸준한 일자리 증가 등 축복받은 조합이 끝날 것이라는 신호가 발생한 시점에 수장 자리를 인계받았다.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이 연내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연준의 기존 전망을 고수할지는 경기과열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물가의 목표치 이탈, 다음번 경기 하강 등 4가지 과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달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30년 만에 첫 비(非)경제학자 출신이자 사모펀드 임원 출신인 파월 의장은 이전 두 차례 경기 확장이 자산 거품 붕괴로 귀결되며 2001년과 2007년 경기침체를 촉발한 사례를 염두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파월 의장이 옐런 전 의장의 정책 변경에 지속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데다 공개적으로 이견을 노출한 적이 없기 때문에 부분적으로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겠지만 거품 붕괴 가능성에 더 민첩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서치업체 TS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은 싼 자금이 시장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고 있다"며 "연준 관리들이 2006년과 2007년 인플레이션을 소비자 물가 측면으로만 좁힌 채 바라봤기 때문에 거품을 인식하는데 너무 느렸지만 파월 의장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파월 의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1조5천억 달러 감세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사다.
감세는 단기적으로 설비와 주택 등에 대한 수요를 자극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근로자와 재화·용역 증가를 통해 경제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
장단기 결과 모두 연준이 현재 계획보다 기준금리를 높이도록 유도할 수 있다.
감세가 투자 확대를 통해 경제의 공급 측면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이면 연준이 빠른 성장을 용인하겠지만 잠재 성장이 더 빨라져 낮은 실업, 꾸준한 물가 상승과 병행할 수 있는 중립적 수준의 연방기금 금리를 자극하면 연준이 현재 계획보다 기준금리를 더 높일 수 있다고 WSJ은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인 2%보다 과도하게 높아지거나 낮아질 때 연준의 대응이 세 번째 변수로 꼽혔다.
인플레이션이 2%보다 과도하게 높아지면 연준 관리들이 이를 내리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을 원하겠지만 가격 압력이 계속 증가할지를 확신하기는 이르다고 WSJ은 전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이코노미스트들은 인플레이션이 상반기 2.4%에 도달한 뒤 주택 가격 하락으로 9월 1.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완화가 금리 인상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고 연준의 신뢰성을 훼손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파월 의장은 과거보다 금리를 인하할 여지가 많이 줄어들 다음번 경기 하강에 어떻게 대비할지에 대한 논쟁에 직면해 있다.
연준은 최근 경기 하강 때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금리를 4%포인트 넘게 인하했지만 현재 계획대로라면 기준금리를 2020년까지 약 3%로 높일 예정이어서 금리 인하 여지가 예전보다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연준이 2%인 인플레이션 목표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2%를 웃도는 기간을 용인하면 기준금리를 현 계획보다 높일 여지를 제공하고 필요시 금리를 인하할 여지도 넓혀준다.
다만 WSJ은 이러한 과정이 수개월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이 정책을 변경하려면 의회와 금융시장, 대중에 이유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신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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