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최대 크루즈 전용 터미널 건설현장을 가다
'서울서 1시간 거리' 인천 송도에 내년 상반기 개장
현존하는 세계 최대 22만5천t급 크루즈선 정박 가능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현존하는 세계 최대 크루즈선도 안전하게 정박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해양관광의 역사를 새로 쓴다는 자부심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송도국제도시 9공구 바닷가.
매서운 강추위 속에서도 현장 근로자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며 거대한 구조물을 짓느라 구슬땀을 흘리는 이곳은 바로 국내 최대 규모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 건설현장이다.
인천항 크루즈 전용 터미널은 430m 길이 부두, 그리고 지상 2층에 연면적 7천364㎡층 규모의 터미널로 구성된다.
2012년 8월 시작된 부두 건설 공사는 이미 완료됐고 터미널은 올해 10월 준공 예정이다.
현재 건설현장에서는 터미널 건립 공사와 함께 이동식 승하선용 통로(갱웨이·gangway) 2기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이 통로는 크루즈선의 출입구를 따라 움직여 승객이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시설이다.
터미널 정식 개장은 세관·출입국·검역 등 관계기관의 시범운영 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가능할 전망이다.
이곳은 수도권 최초의 크루즈 전용 터미널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22만5천t급 크루즈선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한다.
국내 크루즈 전용부두는 부산 북항(22만t급), 서귀포 강정항(15만t급), 제주항(15만t급), 속초항(10만t급) 등지에 있다.
그러나 한 번에 5천∼6천명의 관광객이 탈 수 있는 초대형 크루즈선이 기항하는 전용부두가 수도권에 문을 열면 국내 해양관광 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인천항만공사는 개장 이듬해인 2020년 37만명의 국내외 관광객이 인천항 크루즈 전용부두·터미널을 이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주선 인천항만공사 신터미널건축 파트장은 "국내에서 대형 크루즈 부두 개장은 부산·제주에 이어 인천이 세 번째이지만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인천이 해양관광의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크루즈 전용터미널 바로 옆에서는 인천과 중국 10개 도시를 연결하는 한중 카페리가 정박할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내년 6월 준공 예정인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한 해 100만명에 육박하는 이용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쾌적한 환경과 첨단 출입국 시설을 갖추게 된다.
인천 구도심에 있는 기존의 제1·2국제여객터미널은 내년 이곳으로 이전한다.
크루즈 전용부두와 이어져 건설된 카페리 부두는 3만t급 카페리선 6척과 5만t급 카페리선 1척이 동시에 정박할 수 있도록 총 7개 선석을 갖췄다.
두루미의 날갯짓을 형상화한 인천항 크루즈 전용터미널의 공정률은 30.4%, 출렁이는 파도의 모습을 한 국제여객터미널의 공정률은 21%를 기록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는 본격적인 '수도권 크루즈 관광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글로벌 크루즈 선사인 코스타크루즈, 롯데관광개발과 인천항을 모항(母港)으로 하는 전세선 계약을 맺었다.
모항은 크루즈선이 중간에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이 아니라 출발지로서 승객들이 타는 항구를 말한다.
승객 정원 3천780명의 11만4천t급 크루즈선 코스타세레나호는 오는 5월 인천항을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이시가키∼대만 타이베이∼부산을 6박 일정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smj@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