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화재 참사 딛고 천천히 일상으로 복귀한다
공식 추모 기간 종료, 애도 현수막 내려져…시, 내주 행사 등 업무 재개
참사 재난안전대책본부 계속 가동…부상자 1명 추가돼 사상자 192명으로 늘어
(밀양=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밀양시와 시민들이 세종병원 화재 참사 아픔을 딛고 차츰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다.
밀양시는 지난달 26일 밀양세종병원 화재 참사 이후 27일부터 8일간 정했던 추모 기간을 종료했다고 4일 밝혔다.
밀양문화체육회관에 차려졌던 합동분향소는 지난 3일 오후 6시 운영을 마무리했다.
이 기간 합동분향소에는 1만2천2명이 찾아 화재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시는 지난 3일 화재 희생자 합동위령제를 올린 후부터 시가지 곳곳에 내걸렸던 애도 현수막도 내리기 시작했다.
밀양 시가지에는 화재 참사 후 지역 단체와 개인 등 명의로 애도 현수막 1천여 장이 내걸렸다.
병원 화재 후 한동안 문을 닫았던 병원 일부 가게들도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다.
화재가 발생한 시내 삼문동은 밀양지역에서도 시가지로 꼽히는 곳이지만 참사 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시내에서는 음악 소리는 물론 차량 경적 소리조차 울리지 않을 정도였다.
시 삼문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8) 씨는 "애도 기간에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다"며 "시민 모두가 그동안 마음이 너무 무거워 활력을 회복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밀양시는 내주부터 예정했던 행사일정 등을 소화하며 정상 업무에 들어간다.
시는 화재 참사 직후부터 각종 공식 행사일정 등을 전면 취소하거나 미뤘다.
하지만 시는 화재 참사에 따른 사망자와 부상자를 챙기기 위한 재난안전대책본부 등은 계속 가동한다.
유족지원팀을 통해 보상협의안과 기준도 마련해 피해자 가족 장례·의료지원에도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또 유족대표와 세종병원 간 원만한 보상합의가 이뤄지도록 측면 지원도 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일호 밀양시장은 "쉽진 않겠지만 이제 슬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며 "이번 참사를 계기로 더 안전한 밀양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남도도 지난달 28일부터 도청 본관 4층 대회의실에 마련했던 합동분향소를 지난 3일 오후 6시에 문을 닫았다.
7일간 도청 합동분향소에는 모두 1천948명이 참배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지난 3일 합동위령제에서 "고인들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한 경남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세종병원 화재 참사로 지금까지 환자, 병원 의료진 등 41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시는 화재 당시 요양병원에 있다가 구조돼 집에서 치료를 받아 오던 남모(64) 씨가 건강 악화로 지난 3일 오후 밀양 숲속요양병원으로 입원, 부상자가 1명 더 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 41명을 포함한 총 사상자 192명은 최근 10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8년 1월 경기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망 40명·10명 부상) 때보다 더 큰 피해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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