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 결제수단, 디지털 자산으로서 잠재력 무시해선 안 돼"
미 세인트루이스 연은 보고서…결제수단 발전 가능성엔 전망 갈려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결제수단의 디지털 자산으로서 잠재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보고서가 나왔다.
5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의 2018년 1분기 보고서에 실린 스위스 바젤대 알렉산데르 베렌첸 교수와 파비안 샤르 교수의 '암호화 결제수단 세계 개론'을 보면 "자산으로서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반의 대안 통화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일부 한계에도 디지털 자산으로서 암호화 결제수단의 가능성을 크게 점쳤다.
보고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 결제수단은 흥미로운 투자이자 포트폴리오 분산 수단으로서 발전할 잠재력이 있다"며 "시간이 흐르면 비트코인 자체가 금과 유사한 성격을 띨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록체인 기술의 잠재력도 긍정적으로 봤다.
금 거래, 배당금 지급 등 특정 용도로 쓰이는 '색깔 코인'이나 금융거래, 부동산 계약, 공증 등 다양한 계약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계약', 자료 보존 등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그러나 위험성도 있다고 짚었다.
같은 블록체인 참가자들끼리 분열해 새로운 암호화 결제수단을 만들면서 가상통화가 난립할 가능성이 있다.
암호화 결제수단을 채굴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컴퓨터 시스템을 돌려야 하기 때문에 중앙집권적 결제 시스템보다 많은 양의 에너지가 낭비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를 두고 보고서는 이 같은 문제는 완전히 인정하긴 어렵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 시스템하에서는 인프라, 운영비는 물론 인건비가 명시적 비용으로 들어가고 통화 공급 독점에 따른 문제점 등 잠재적인 비용도 있다"며 "암호화 결제수단의 상당수는 컴퓨터 전산 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는 대안적인 프로토콜을 사용한다"고 했다.
암호화 결제수단이 화폐로 쓰일 가능성에 대해선 낙관·비관이 공존한다고 짚었다.
결제수단 활용 가능성에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가격 변동성 문제다. 중앙은행과 달리 관리 기관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비트코인은 공급량이 미리 제한됐다고 하지만 총수요 변동이 심할 때 비트코인 가격도 널뛴다"며 "정부 주도의 법정 화폐 시스템에선 중앙은행이 가치 안정화를 위해 화폐 수요 변화에 맞춰 화폐 공급량을 조절할 수 있다"고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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