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다사다난'했던 북한 선수단의 남한 방문 사례
국제종합대회로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첫 파견
대구U대회에선 '인공기 소각'으로 불참 시사했다가 대통령 '유감'에 번복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한 선수단 본진 32명이 1일 남한 땅을 밟으면서 과거 국내에서 열린 대규모 스포츠 행사 사례도 관심을 받는다.
북한은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지난달 25일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을 보내온 데 이어 이날 나머지 선수단을 파견했다.
북한이 남한에서 열린 국제종합대회에 처음 선수단을 보낸 것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이다.
부산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축구와 농구, 유도, 조정, 사격, 체조, 탁구 등 7개 종목의 선수단 1진 159명이 2002년 9월 23일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동해 직항로를 이용해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조상남 조선올림픽위원회(NOC) 서기장과 리동화 부위원장, 방문일 선수단장 등이 인솔한 북한 선수단 1진에는 계순희(유도)와 리명훈(농구), 김현희(탁구) 등 간판선수들이 포함됐다.
여객기에서 내린 북한 선수단은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 백기문 사무총장과 오거돈 부산시 부시장 등의 영접을 받았으며 부산시민으로 구성된 서포터스 50여 명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북한 선수단은 도착성명에서 "남녘의 체육인들과 부산시민들, 남녘 동포들에게 우리 체육인들과 북녘 인민들의 뜨거운 동포애적 인사를 전한다"며 "여러분과 손잡고 민족의 기개와 힘을 과시하며 우리 겨레의 통일 의지를 내외에 보여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11개월 뒤 열린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에도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다.
이번에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초 북한 선수단은 2003년 8월 17일 도착 예정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취소한 뒤 18일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인공기 소각' 사건을 비난하며 대회 불참을 시사해 국제적인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19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과 정세현 통일부 장관이 유감을 표명하자 북한은 곧바로 입장을 바꿨다.
결국, 북한 선수단은 예정보다 사흘 늦은 8월 20일에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전극만 총단장과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이끄는 선수단(선수 94명·임원 103명)과 보도진(24명) 218명은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두고 2대의 고려항공 소속 여객기에 나눠 타고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전 총단장은 공항 로비에 마련된 연설대에서 "남녘 동포 여러분 반갑습니다"라는 인사말로 도착성명을 대신했다.
이날 공항에서는 박상하 집행위원장, 허남식 부산시 부시장 등이 북측 임원과 선수단을 계류장에서부터 영접했고 공항 귀빈실에서 북측 임원진과 간단히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선수단은 승용차와 대형버스, 화물트럭 등 23대의 차량을 이용해 대구U대회 선수촌으로 향했다.
북한은 이후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선수단을 파견했다.
인천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 본진 87명은 고려항공을 이용해 서해 직항로를 거쳐 2014년 9월 16일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87명은 체육상을 맡은 김영훈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과 손광호 부위원장, 김명렵 선수단장, 역도와 사격, 체조 등의 선수단 등으로 구성됐다.
입국장에는 인천아시안게임 남북공동응원단 명의의 플래카드를 든 수십 명의 사람이 나와 북측 선수단을 환영했다.
이들은 '반갑습니다' 노래를 부르거나 '통일합시다' 또는 '환영합니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소속을 알 수 없는 일부 노년층 남성들이 나와 공동응원단 소속 인사들과 잠시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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