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만에 찾아온 '우주쇼' 감흥…"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
깨끗한 서울 밤하늘서 목격…너도나도 인증샷·관측행사 문의 '쇄도'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31일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에다 '슈퍼문', '블루문'까지 겹치면서 서울에서는 모처럼 깨끗한 하늘 너머로 신비한 '우주쇼'가 연출됐다.
한 달에 두 번째로 뜨는 보름달인 블루문, 평소보다 크게 보이는 슈퍼문, 달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 어두운 붉은 빛을 띠는 블러드문까지, 용어는 생소했지만 시민들은 35년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달이 서서히 어둠 속으로 사라진 뒤에서 "우와", "어! 어!"라는 탄성이 이어졌다. 서울 남산에서는 데이트하던 젊은 커플, 가족 등이 모여 신기한 듯 연신 하늘을 올려다봤다.
퇴근길에 개기월식을 봤다는 김모(32·여)씨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십수 년이 지나야 볼 수 있다고 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부러 나왔다"면서 "실제로 보니 정말 신기하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에 사는 이모(35)씨는 "어제 눈이 많이 온 탓에 개기월식을 못 볼까 걱정했는데 맨눈으로도 이렇게 생생히 볼 수 있어 느낌이 새롭다"고 카메라 셔터를 연신 눌렀다.
추위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시민들은 개기월식의 매력에 푹 빠진 모습이었다.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찍거나 가려진 달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경우도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마포구 상암동에서 달의 변화를 봤다는 김모(32)씨는 "슈퍼문에 개기월식까지 제대로 본 건 처음"이라면서 "35년 만의 우주쇼라 하던데 다음번에는 모두 중년이 돼 만나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이날 달은 오후 5시 38분에 뜬 다음 8시 48분부터 일부분이 지구 그림자에 가려지는 '부분월식' 현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관심은 이른 오후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오후 5시가 지났을 무렵부터 '개기월식', '블루문', '슈퍼문' 등의 검색어가 상위권을 차지했고 서울시립천문대, 노원우주학교 등 관측 행사가 예정된 곳에는 문의가 잇따랐다.
따뜻한 집 안에서 개기월식을 보려는 '안방족'도 있었다. 이들은 한국천문연구원, 미국 항공우주국(NASA) TV 중계 화면을 통해 달을 봤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기도 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이날 자정을 넘어 2월 1일 0시 11분 36초까지 부분월식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기월식 전 과정을 우리나라에서 관측할 수 있는 다음 기회는 7년여 후인 2025년 9월 7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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