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의회, 스페인 압박에 푸지데몬 재선출 계획 연기
헌재의 불법 결정 이후 분리독립파 대책 마련 고심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스페인으로부터 독립을 추진했다가 해산된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해임된 전 자치정부 수반을 차기 수반에 재선출하려던 움직임을 중단했다.
스페인 정부와 사법부가 강력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로헤르 토렌트 카탈루냐 자치의회 의장은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스페인 정부가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수반을 다시 수반으로 선출하는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 때까지 표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스페인 언론들이 전했다.
자치의회는 이날 표결을 거쳐 푸지데몬을 수반으로 선출하려 했지만, 이를 무기한 연기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토렌트 의장은 그러나 "수반 후보는 푸지데몬 밖에 없다"면서 그를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에 선출하겠다는 분리독립 진영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오늘 회의는 연기됐으나 취소된 것은 아니다. 다른 후보를 내지 않겠다"면서 "푸지데몬의 (피선거) 권리를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앞서 27일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벨기에 브뤼셀에 도피 중인 푸지데몬 전 수반의 '원격 통치' 시도를 차단한 바 있다.
헌재는 푸지데몬이 스페인으로 돌아와 카탈루냐 의회에 '물리적으로' 참석해야 하고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아야만 카탈루냐의 수반이 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스페인 정부는 아울러 카탈루냐 의회가 외국에 있는 푸지데몬을 자치정부 수반으로 선출하면 자치권 박탈 조치를 이어가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푸지데몬은 지난해 10월 카탈루냐가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뒤 브뤼셀로 거처를 옮겨 줄곧 지내고 있다.
브뤼셀에서 원격으로 이끈 카탈루냐 조기 선거에서는 푸지데몬이 속한 분리독립 진영이 스페인 잔류파를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스페인 검찰은 카탈루냐의 독립선언 이후 푸지데몬 등 자치정부 지도부에 '반역죄'를 적용해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푸지데몬이 귀국하는 즉시 체포해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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