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강조한 청년들…"일자리 수 넘어 근무여건 고민해달라"
서울시-대통령직속 일자리委 주최 '청년 일자리 토크 콘서트'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일자리 숫자도 중요하지만, 청년들에게 더 중요한 건 근무여건입니다. 정부의 청년 일자리 정책이 근무여건 개선을 위한 '고속도로'가 돼야 합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와 서울시가 29일 공동으로 개최한 '청년 일자리 토크 콘서트'에서 청년들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서 취업 고통을 하루라도 빨리 덜어주겠다"는 정부를 향해 '일자리의 질'을 고려해달라고 촉구했다. 단순히 일자리 숫자만 늘려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악화되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년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에서 마련한 자리다. 정부 일자리 수립을 주도하는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여했다.
청년들은 2012년 대선 당시 아버지 세대들이 추구한 '저녁 있는 삶'이 키워드로 떠올랐다면, 현재 청년 세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이라며 이를 반영한 일자리 대책 수립을 강조했다.
손한민 청년소사이어티 대표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삶'에 가치를 두는 청년들을 고려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며 "기성세대는 청년들의 이직률이 높은 것을 두고 끈기없고 의지가 박약하다고 하지만 이제 가치관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위원장은 "'노멀 크러시'(평범한 삶을 가장 행복한 삶으로 여기는 것)가 화두로 떠오를 만큼 청년들 사이에선 억대 연봉에 대한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중간 정도인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학생 박슬기 씨는 "워라밸을 고려해 대기업 외에 다른 곳에 취업하고 싶은데, 현재 취업 정보가 지나치게 대기업에 쏠려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을 향해 이용섭 부위원장은 올해 하반기쯤에는 정부 일자리 정책의 효과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 1단계로 일자리 인프라를 구축해 임기 중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려 하며, 이 인프라가 거의 다 완성됐다"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일자리 정책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2∼3월 중 청년 일자리 종합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날 이 부부위원장은 앞으로 청년 대책을 수립할 때 청년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킬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일본, 이탈리아, 독일의 사례를 보면 청년에게 투자한 독일이 경제적으로 가장 앞선 것을 알 수 있다"며 청년수당, 뉴딜 일자리 등 청년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박 시장은 "독일은 대학 등록금이 공짜이고, 대학 졸업 후 일자리가 없으면 실업 수당을 준다"며 "청년들에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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