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매체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경제민족주의"(종합)
"미국이 세계 이끌려면 약탈자 돼서는 안 돼"
SCMP "트럼프, 중국에 무역전쟁 신호 보낸 것"
(베이징·홍콩=연합뉴스) 진병태 안승섭 특파원 = 중국 관영 매체는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말한 '미국 우선주의'는 노골적인 경제민족주의일 뿐이며 이를 세계화로 치장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다보스 연차총회에서 '미국 우선주의'가 '미국 고립주의(America alone)'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성장할 때 전 세계도 성장한다"면서 자신의 정책(미국 우선주의)으로 미국 경제 성장이 촉진되면 전 세계에 도움이 되고, 미국 우선주의는 세계화와 동일한 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8일 사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보스에서 행한 연설은 지난 1년간 세계 각지의 반대 목소리에 직면해 자신의 정책을 홍보한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도 이를 믿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에 '자유무역'을 '공평 무역'으로 슬며시 바꿔 '미국 우선주의'를 뒷받침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했지만, 그의 '공평'은 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노골적인 경제민족주의이며 집권 이후 국제무역규칙을 어겨가며 다른 상대국들은 약탈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강대국 간 힘의 불균형으로 인한 것이라면서 미국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힘의 우위를 사용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하지만 미국의 이런 정책은 오래 못 갈 것이라면서 세계 여론의 반대 목소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냉전 시기에 비해 전통적인 안보리스크는 줄고 있는 반면 경제안보의 중요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으며 지정학적 이익보다 경제적 이익에 대해 욕구가 커지고 있는 만큼 '미국 우선주의'가 더이상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미국이 세계를 이끌려면 약탈자가 돼서는 안 되며 이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연설이 무역전쟁을 준비해야 한다는 신호를 중국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연설에서 "미국은 자유무역을 지지하지만, 자유무역은 공정한 룰을 갖춰야 한다"며 "미국은 더는 지식재산권 절도, 산업 보조금, 국가 주도 경제계획 등의 불공정 교역에 눈 감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인훙(時殷弘) 중국 인민대 교수는 "청중을 의식해선지 그의 어조는 다소 바뀌었으나, 메시지의 본질은 그대로였다"면서 "그는 이번 연설과 상관없이 중국에 대해 중대한 경제적 조처를 준비하고 있어, 중국도 면밀히 감시하면서 그의 행동에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원장은 "무역전쟁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은 미국과 지속해서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이러한 조처들이 미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미 전략국제연구소(CSIS)의 스콧 케네디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지난해 다보스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옹호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에 대한 반박이라고 해석했다.
케네디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번영이 세계의 번영에 중요하며, (중국과 같은) 정부의 시장 간섭과 산업 정책이 세계 경제에 위협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재가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이것은 미 행정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중국과 본격적으로 경쟁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취임 직후 아시아·태평양 12개국이 참여한 TPP에서 미국이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후 TPP 복귀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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