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헌재, 푸지데몬의 카탈루냐 '원격 통치' 시도 차단
"카탈루냐 수반되려면 귀국해 의회에 참석해야" 판결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스페인 헌법재판소가 해외에 도피 중인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의 '원격 통치' 시도를 차단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헌재는 이날 푸지데몬이 스페인으로 돌아와 카탈루냐 의회에 '물리적으로' 참석해야 하고 그 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아야만 카탈루냐 지도자가 되기 위한 취임식을 치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스페인 헌법 관련 최고 법적 기구인 헌재는 푸지데몬이 새로운 자치정부를 꾸리려면 공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카탈루냐 분리독립 운동을 벌이다 스페인 정부로부터 공직을 박탈당한 푸지데몬은 지난해 10월부터 벨기에로 피신해 그곳에 체류 중이다.
이와 함께 헌재는 푸지데몬이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 후보가 될 수 있는지 적법성을 따져달라는 스페인 정부의 제소에 대한 판단도 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법률에 따르면 헌재가 정부의 제소를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면 헌재의 최종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그의 후보 자격은 정지된다.
헌재의 이번 결정에 카탈루냐 의회 다수 석을 차지한 분리·독립 지지 정당들은 적지 않은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치러진 조기 선거에서 승리한 카탈루냐 분리독립진영은 이미 푸지데몬을 자치정부 수반에 재추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푸지데몬은 스페인의 수사망을 피해 벨기에에 머물며 스페인으로 귀국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직을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인터넷과 모바일 기술 등을 이용하면 스페인에 없어도 얼마든지 통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이를 반대하며 원격 통치에 관해 헌재에 제소하는 한편 푸지데몬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이미 그에게 반역과 선동 등의 혐의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푸지데몬이 이끌었던 '카탈루냐와 함께' 정당은 로이터통신에 스페인 법상 그의 수반 자격을 막겠다는 것에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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