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협위원도 대거 물갈이…마오쩌둥 손자도 탈락
부주석 절반 교체 예정…3월 양회서 지도부 확정
왕양, 정협주석 확정된듯…명단 초안에 이름 올라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을 이끄는 한 축인 정협(政協·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지도부도 대거 물갈이된다.
26일 중국 중신망과 홍콩 명보(明報) 등에 따르면 전날 공개된 새로운 임기의 정협 위원 명단 초안을 분석한 결과 정협 주석은 물론이고 부주석도 절반 가까이 교체될 전망이다.
명단 초안에 정치국 상무위원중 유일하게 왕양(汪洋) 부총리가 이름을 올림에 따라 정년 내규에 의해 물러나는 위정성(兪正聲) 정협 주석의 후임으로 내정됐음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들 명단은 지도부 편성과 내부 심의를 거쳐 오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함께 개최되는 정협 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23명의 부주석 가운데 절반 가량이 바뀔 전망이다. 정협에 참여 중인 8개 정당 및 정치단체 지도부가 모두 새롭게 재편된데 맞춰 정협 지도부도 새 피를 수혈받게 된다.
정협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결정에 앞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중국의 최고 정책 자문회의로 공산당과 각 정파, 군, 지역, 소수민족 대표들이 모여 국가 주요정책을 토론 협의하는 기구다.
기존 정협 부주석이었던 두칭린(杜靑林) 중앙서기처 서기, 천위안(陳元) 국가개발은행 이사장, 저우샤오촨(周小川) 인민은행장,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리하이펑(李海峰) 교민업무 판공실 주임 등이 위원 명단에서 사라졌다. 이들이 곧 퇴임 예정이라는 의미다.
특히 마오쩌둥(毛澤東)의 손자인 마오신위(毛新宇),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완리(萬里) 전 전인대 위원장의 아들 완지페이(萬季飛) 등 태자당(太子黨·혁명원로 자제 그룹)도 대거 정협 위원에서 사라졌다.
두 임기의 정협 위원을 지내며 지난 10년간 매년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마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마오신위와 리샤오린을 올해 양회에서는 더이상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또 중국의 '국민 여가수' 쑹쭈잉(宋祖英), 육상스타 류샹(劉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모옌(莫言), 배우 장궈리(張國立), 영화감독 천카이거(陳凱歌) 등 문화계의 유명인들도 더이상 정협 회의에 나가지 못한다.
대신 지난해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현직에서 물러난 류치바오(劉奇보) 전 중앙선전부 부장과 정년이 다가오는 셰푸잔(謝伏瞻) 허난(河南)성 서기가 정협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이들이 새 정협 부주석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들 외에도 허리펑(何立峰)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리빈(李斌) 국가위생계획생육위원회 주임, 장다밍(姜大明) 국토자원부장, 천레이(陳雷) 수리부장, 위광저우(于廣洲) 해관총서 서장, 윈웨이민(尹蔚民) 인사부장 등 정년을 앞둔 국무원의 장차관들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중에서 부주석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즉, 지난 5년간의 반부패 사정 정국에서 살아남아 정년을 앞두고 있는 상당수 고위직들이 정협 위원이라는 2선의 명예직으로 물러나게 되는 셈이다.
이들 외에도 장칭리(張慶黎) 정협 비서장 등 4명은 계속 정협 부주석 직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왕양 정협 주석 내정자의 비서 출신인 장쩌린(江澤林) 전 국무원 부비서장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비서인 스강(石剛) 총리판공실 주임도 새 정협 위원 명단에서 눈에 띄는 인물이다.
이와 함께 종교계를 대표한 모바라 거례랑제 중국불교협회 명예회장, 홍콩·마카오를 대표한 둥젠화(董建華)·렁춘잉(梁振英) 전 홍콩 행정장관, 치공당(致公黨) 중앙주석인 완강(萬鋼) 전 과학기술부장도 정협 부주석으로 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협 부주석은 별다른 정년 규제나 연임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78세의 거례랑제 회장과 80세의 둥젠화 전 장관도 유임하게 된다. 특히 거례랑제 회장은 19세 때인 1959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59년을 정협 부주석을 맡고 있다.
문화계에서는 영화배우 청룽(成龍), 농구스타 야오밍(姚明), 감독 펑샤오강(馮小剛)이 계속 정협 위원으로 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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