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최 도시 평창…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까
태백산맥 높은 고도 덕에 미세먼지 영향권 벗어나 '쾌청'
2016∼2017년 테스트이벤트 당시 측정결과도 '안전'
(평창=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강원 평창의 하늘은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그렇다'이다.
평창지역이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이유는 우선 지형적인 특성에서 찾을 수 있다.
강원도는 한반도 등줄기인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영동과 영서의 기후가 다르다.
태백산맥은 미세먼지의 이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높은 고도가 미세먼지 확산과 이동에 영향을 미치는 대기혼합층 고도보다 높아 미세먼지를 막는다.
이런 이유로 태백산맥 서쪽 인접 지역은 대기 흐름 정체가 생겨 원주는 대기질이 나쁘지만 같은 위도 대에 있으면서도 산맥 오른쪽에 있는 삼척시는 대기질이 좋다.
개·폐회식장 등 올림픽 시설이 몰려 있는 대관령면 횡계리 일대는 다행히 산맥 오른쪽에 있다.
현재 강원도에는 강릉·동해·삼척·원주·춘천·평창 등 6개 시·군에 모두 8개의 미세먼지 측정소가 있다.
최근 한 달간 이들 지역의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를 보면 영서(원주·춘천) 지역의 농도가 영동보다 확연히 높다. 차이가 큰 날은 세 배를 넘는다.
평창은 도시대기측정망 확충 계획에 따라 지난달 29일 평창읍에 미세먼지 측정소가 들어섰다.
마침 올림픽을 앞두고 대기질을 가늠해볼 수 있게 됐으나 평창읍은 영서에 가깝고, 횡계리는 영동에 가까운 탓에 평창읍 측정자료만으로는 평창의 대기질을 단정 짓기 어렵다.
평창 땅이 워낙 큰 탓에 같은 두 지역의 거리는 직선으로 43㎞, 자동차로 이동하면 1시간을 달려야 하는 거리에 있다.
결국, 지형적 특성만 놓고 보면 횡계리 일대가 미세먼지 영향을 덜 받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강원지역은 2∼3월 주로 북서풍 영향을 받아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한 편에 속한다.
두 번째 이유로는 실제 측정결과를 들 수 있다.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은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테스트이벤트가 열린 2016년 2월과 2017년 2월 한 달간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이동측정차량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쟀다.
그 결과 2년 연속 미세먼지는 대기환경 기준(100㎍/㎥)의 3분의 1 수준이었고, 초미세먼지도 대기환경 기준(50㎍/㎥)의 절반에 불과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평창지역 미세먼지 농도는 영동과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며 "오히려 영동보다도 낮은 수준이라 올림픽 기간에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다가오는 올림픽 기간에도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알펜시아 리조트와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 이동측정차량을 운영한다.
이와 별도로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 15일부터 3월 30일까지 정선 알파인스키장과 강릉 영동화력발전소에 이동측정차량을 설치해 미세먼지 오염도를 실시간으로 측정·공개한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수도권 등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이 원활하게 이동하거나 퍼지지 못하는 대기정체가 발생하면 짧은 시간에 강원지역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강원도에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면 오염물질 배출과 징후를 분석해 신속하게 정보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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