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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세요] 모굴스키, 점수의 20%인 점프가 메달 색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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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세요] 모굴스키, 점수의 20%인 점프가 메달 색 결정한다
최재우는 1천80도 콕과 720도 그랩이 주특기
올림픽 결선에서는 상황에 따라 난도 높은 '필살기' 꺼낼 수도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프리스타일 스키의 종목 가운데 하나인 모굴(Mogul) 종목 공식 기록표에는 시간과 점프, 턴 동작에서 각각 몇 점을 받았는지 나온다.
눈을 뭉친 둔덕이 촘촘하게 늘어선 언덕을 내려오는 종목인 모굴스키는 속도와 안정적인 턴, 여기에 공중 동작까지 소화해야 하는 고난도의 종목이다.
점수 배분은 시간과 점프가 각각 20%, 턴이 60%다. 시간은 말 그대로 코스를 마치는 데 걸린 시간이며, 턴은 수많은 모굴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내려오는지를 본다.
선수의 개성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부분은 바로 점프다.
선수들은 27∼28도 경사인 250m 길이의 슬로프를 내려오는 동안 총 두 차례 점프를 통해 연기를 소화해야 한다.
시간과 턴 점수는 모든 선수가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한다. 그러나 점프는 체조나 다이빙처럼 점프 난이도에 따라 점수가 다르다.
전체 점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최정상급 선수 사이에서는 점프 하나에 메달 색이 바뀔 정도로 중요한 변수다.
모굴 공식 기록지에는 선수마다 어떤 점프 기술을 구사했는지 나온다. '1천80도 회전'과 같이 길게 풀어쓰지 않고, 심판과 선수들만 이해하는 약어로 표기한다.
스키팬이라면 누구든지 국제스키연맹(FIS) 홈페이지에서 공식 기록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숫자와 알파벳의 조합인 기술 코드만 봐서는 선수가 경기에서 어떤 점프를 했는지 알기 힘들다.


프리스타일 국가대표팀 코치를 지낸 김주용 SBS 해설위원은 "기술 용어를 기호로 만든 것이라 팬들은 그것만 봐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FIS 심판 규약을 찾아보더라도 알기 어렵다"며 웃었다.
한국 모굴스키의 일인자 최재우(24)는 올림픽 개막 전 마지막 월드컵인 캐나다 퀘백 트랑블랑 월드컵에서 4위를 차지했다.
공식 기록지를 보면 최재우는 첫 번째 점프에서 '10opA'를, 두 번째 점프에서 '7oGA'를 각각 구사했다.
김 위원은 "10opA를 길게 풀어서 쓰면 1천80도 오프 포지션 액시스(off position Axis)다. 흔히 1천80도 콕이라고 부른다. 회전축(액시스)을 옆으로 틀어서 세 바퀴(1천80도) 회전하는 기술이다. 7oGA는 720도 오프 그랩 액시스(off Grab Axis)로 두 바퀴 돌고 스키 앞부분을 손으로 잡는 그랩 동작까지 마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두 가지가 최재우가 항상 쓰는 기술이다. 특히 두 번째 점프인 7oGA는 '재우 그랩'이라고 부른다. 원래 모굴에서 스키 앞부분을 손으로 잡는다고 해서 심판이 가점을 주지는 않았다. 그런데 최재우가 깔끔하게 잘하다 보니 심판들도 거기에 점수를 더 주기 시작했다. 이후 다른 선수들이 따라 하기 시작했다. 국제연맹, 선수, 코치 모두 부르는 이름"이라고 덧붙였다.
13회 연속 월드컵 우승으로 평창 금메달 0순위로 꼽히는 미카엘 킹스버리(캐나다)의 '필살기 점프'는 bdF(더블 풀 트위스트)다. 옆으로 두 바퀴 회전하는 고난도의 기술이다.
김 위원은 "더블 풀 트위스트는 최재우도 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러나 모굴은 조금만 실수해도 감점이 있다. 첫 점프에서 고난도 기술을 하면, 이후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은 자기 점프 두 개만 안정적으로 해도 올림픽 메달은 반드시 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결선 경기 상황에 따라 점프 프로그램이 바뀔 수도 있다.
메달 경쟁자의 점수가 저조하면 안정적으로 현재의 점프 기술을 구사하면 된다. 그러나 예상보다 점수가 높으면 최재우도 더블 풀 트위스트로 모험 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
김 위원은 "최재우에게도 (더블 풀 트위스트는) 비장의 무기다. 올림픽 무대에서 무슨 점프를 뛸지는 아무도 모른다. 경기 상황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 그게 바로 프리스타일 스키의 묘미"라고 강조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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