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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하 20도에 일당 2만원 주차관리인들 "빈 주차장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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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영하 20도에 일당 2만원 주차관리인들 "빈 주차장 더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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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포] 영하 20도에 일당 2만원 주차관리인들 "빈 주차장 더 걱정"
    70∼80대 주차요원들 칼바람 맞고 하루 11시간 노상에서 요금징수
    관리업체 떼주고 남은 주차요금이 수입…"추위는 견딜 수 있지만…"

    (제천=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에는 듯한 추위에 계속 밖에 서 있으려니 온몸이 꽁꽁 얼어붙어요. 주차요금을 제때 받아야 하니 어디에 들어가 쉴 수도 없어요."
    최악의 한파가 몰아닥친 25일 오전 충북 제천의 중앙시장.
    평소 같았으면 시장이 북적거릴 시간이었지만 이날은 쥐 죽은듯했다. 시장 내부는 텅텅 비었고 주변 거리도 한산했다.
    최저기온이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진 데다 칼바람까지 몰아치면서 고객들이 발길을 뚝 끊었기 때문이다.



    시장의 썰렁한 분위기와 달리 주변 공영주차장 요금관리원들은 주차 차량 관리로 분주했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요금관리원 A(80)씨는 "이렇게 돌아다녀야지 몸에 열이 나 덜 춥다"며 "한곳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추위 때문에 버티질 못한다"고 말했다.
    A씨의 복장은 마치 극지방의 원주민을 연상케 했다.
    칼바람을 피하려고 두툼한 점퍼에 털모자와 마스크로 온몸을 꽁꽁 싸맸다.
    옷가지로 중무장했지만, 찬 기운이 스멀스멀 스며들자 살을 에는 고통을 어쩌지 못했는지 A씨는 "추워서 얼어 죽겠다"는 말을 반복적으로 내뱉었다.
    인근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비좁은 컨테이너가 있다.
    컨테이너에 들어가 잠시 추위를 피하고 몸을 녹일 법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A씨의 얘기다.
    "컨테이너에 잠깐 들어와서 쉬고 있으면 주차 차량이 요금을 안 내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가 많아. 주차장에서 교통사고가 나는 일도 많아 항상 밖에서 주변을 잘 확인해줘야 해."


    A씨가 관리하는 주차면은 모두 16곳이다. 그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에 11시간 정도 일한다.
    고령인 A씨 입장에서 반나절 가까이 매서운 한파를 이겨가며 서 있는 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힘에 부치긴 하지만 어려운 생활 형편상 이 일을 포기할 수는 없다.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A 씨처럼 생계가 어려운 70∼80대 노인들이다.
    10분당 200원 정도의 주차요금을 받아 관리업체에 일정 부분을 떼어주고 난 나머지가 그들의 수입이다.
    평균적으로 손에 쥐는 돈은 하루 2만원 남짓이라고 A씨는 설명했다. 사실상 주차요금을 받아 하루를 사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강추위보다 텅 빈 주차장을 더 걱정스러워하는 주차요금 관리원들도 있다.
    주차장 10곳을 관리하는 B(76)씨는 "추운 날에는 사람들이 밖으로 잘 나오지 않으려 해 주차하는 차들이 별로 없다"며 "추위는 견딜 수 있지만, 수입이 떨어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vodcas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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