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전대前 사퇴' 중재안 수용 난망…중립파 포섭 '고심'
'전당대회 직후 사퇴' 카드로 역제안할 가능성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내 중립파 의원들이 제안한 '2·4 임시 전당대회 이전 조기 사퇴'라는 마지막 중재안을 두고 어떤 선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에서는 안 대표가 합당을 확실하게 마무리 짓기 전에 대표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지만, 중립파 의원들의 이탈을 차단하기 위해 극적으로 절충점을 찾을 수 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25일 안 대표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들로부터 조기사퇴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중재파 의원들과 계속 얘기를 나누겠다"고만 답하며 말을 아꼈다.
전날 중립파 의원들이 안 대표에게 "선(先)사퇴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통합 추진을) 도울 수 없다"며 최대 9명이 공동행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 일단 고심하는 자세를 취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반통합파 의원들의 '민주평화당' 창당 발기인대회가 예정된 28일이 중재안에 대한 사실상의 데드라인으로 제시되자, 그간 중재 시도를 완강히 거부해온 안 대표도 생각이 깊어지는 눈치다.
하지만 반통합파 의원들이 10여명에 달하는 데다, 전대에서 합당 안건 통과를 100% 자신할 수도 없는 상황인 만큼 안 대표가 2월4일 전대를 앞두고 당권을 내려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도 전대가 아슬아슬한데, 중재파가 과연 전대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겠나"라면서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반대파가 주저앉고, 결국 안 대표가 쫓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표직 사퇴에 실익이 없는 것은 물론, 중립파 의원들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안 대표 측의 판단이다.
그러나 반통합파의 원심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립파를 통합으로 이끌 계기를 충분히 만들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 대표가 '전대 직후 사퇴'를 중립파에 역제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합당 의결까지는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인 만큼 사실상 중재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지만, 중재안을 최대한 숙고하고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역제안 가능성과 관련, 중립파로 분류되는 한 호남계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안 대표 측에서도 중재안을 난감해 한다고 들었다"면서도 "합당 의결 직후 사퇴하는 것이 마지노선이라면, 우리도 노력해볼 여지가 있다"며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른 중립파 의원들 사이에서도 안 대표가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면 통합쪽에 무게를 싣겠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 이번 주 안으로 극적인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첫 단추를 안 대표가 잘 못 끼운 것도 있지만, 바른정당과의 통합선언을 한 상태에서, 통합 추진을 여기에서 중단하는 것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안 대표에게) 시간이 없다고 얘기했다"며 "국민이 만들어준 국민의당을 우리가 깨뜨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끝까지 (중재) 노력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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