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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영덕 철도 개통으로 경북 동해안 철도시대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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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영덕 철도 개통으로 경북 동해안 철도시대 '활짝'
동해안 시·군 기차 여행객 수요로 관광산업 '부푼 기대'
바다 못 살린 철도 노선에 역사 시설은 미비




(포항·영덕=연합뉴스) 임상현 기자 = 포항과 영덕을 잇는 동해선 철도 개통으로 경북 동해안이 본격 철도시대를 맞았다.
일제 강점기인 1927년 함경도에서 포항까지 철도를 건설하기로 계획을 세웠으나 흐지부지한 끝에 80여년 만에 경북 동해안을 따라 열차가 달리게 됐다.
포항시와 영덕군은 철도시대를 맞아 동해 절경과 명소를 찾는 관광객이 늘고 광역교통망과 연계한 관광자원 개발 가속화로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동해선 개통식은 25일 오후 영덕역에서 철도시설공단 관계자, 포항시·영덕군 공무원,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 총연장 44.1㎞에 5개 역 정차…포항∼영덕 34분 걸려
포항∼영덕 동해선 철도는 개통식을 한 뒤 26일부터 본격 운행한다.
포항에서 강원도 삼척까지 전체 166.3㎞ 가운데 44.1km에 해당하는 구간이다. 당초 지난해 말 개통할 예정이었으나 포항 지진에 따른 구조물 정밀 안전점검으로 한 달여 연기했다.
1조272억원을 들여 2009년 4월 착공했다. 포항역을 출발해 월포, 장사, 강구역을 거쳐 영덕역까지 하루 14차례 왕복 운행한다.
포항역을 뺀 나머지 4개 역사는 새로 만들었다.
포항에서 출발하는 첫 열차는 오전 7시 58분, 마지막 열차는 오후 7시 30분이며 영덕발 첫 열차는 오전 8시 52분, 마지막 열차는 오후 8시 50분이다.
요금은 2천600원이고 모두 자유석이다.
소요시간은 34분으로 버스로 다니는 것보다 26분 줄고 KTX 포항역과 연계·환승도 가능하다.
지하철과 마찬가지로 운전석과 승객이 타는 2량을 포함해 3량이 한 번에 승객 200여명을 태우고 다닌다.
이 구간에는 철도 구조물 내진 설계 기준에 따라 내진 1등급(진도 6.0∼6.5)으로 시공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다리 교각 기초 파일을 땅속 암반층까지 깊게 박아 지진에도 수직 하중에 따른 변형과 침하 우려가 없다고 설명했다.
포항∼삼척 전체 166.3㎞ 구간은 현재 공정률 45.3%로 2020년 개통한다.



◇ 계획 80년 만에 철도 놓여…동해안 관광산업 '부푼 꿈'
동해안을 따라 달리는 철도는 일제 강점기 때인 1927년 함경도 안변에서 포항까지 478㎞를 건설하기로 계획했다. 이어 1930년대 안변∼강원 양양 192㎞가 놓였으나 1936년에 경주∼포항 철도를 개통한 것이 전부다. 그 뒤 철도 건설 계획이 흐지부지되다 80여년 만에 동해안에 철도를 만들었다.
이에 영덕 주민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다.
작년 영덕∼상주 고속도로 개통에 이어 기차까지 다니면 해안 생태자원, 대게 등 특산물 판로는 물론 관광객 유입으로 영덕 경제가 활성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영덕∼상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관광객이 50% 이상 늘어나는 효과를 봤는데 철도가 개통되고 포항∼영덕 고속도로까지 생기면 관광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역교통망 확충에 힘입어 대게 명산지인 강구항 개발, 나옹왕사 역사문화체험지구 조성, 생태공원 개발 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포항시도 KTX 포항역과 동해선 철도 연계·환승으로 관광객 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더구나 포항역에 이어 정차하는 월포역은 5분 정도만 걸으면 월포 해수욕장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바다와 인접해 있어 기차 여행지로 인기를 끌 것이다고 한다.
장기적으로는 포항∼삼척 철도가 들어서면 동해안 하나뿐인 간선철도로 앞으로 남과 북을 연결하는 한반도 종단 열차(TKR),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만주횡단철도(TMR)와 이어지는 세계 물류 중심축으로 발전할 것으로 내다본다.



◇ 못 살린 바다 경치에 역 시설은 미비
포항∼영덕 철도는 44.1㎞ 가운데 터널이 13개로 16.8㎞를 차지한다. 전체 구간에 40%가량 터널이다.
열차가 지나가는 다리도 21개, 11.4㎞다. 터널이 많다는 것은 열차를 타도 바다 풍경을 제대로 보지 못한다는 말이다.
동해안 해파랑길, 영덕 블루로드 등 절경이 이어지나 승객은 아쉽게도 제대로 감상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다른 지역처럼 열차를 이용한 다양한 바다여행 상품 개발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철도시설공단 관계자는 "해안 구간에는 7번 국도가 있는 데다 해안을 따라 해수욕장과 상업시설, 주거지가 밀집해 높은 보상가에 집단 민원 우려로 노선 통과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새로 지은 역들도 편의시설 등이 크게 부족하다.
28억원을 들인 영덕 장사역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직원이 없는 무인역으로 운영하나 발권기는 아예 없다.
역에서 타는 승객이 열차 안에서 승무원에게 직접 표를 사야 한다.
승객이 눈·비만 피할 수 있는 캐노피 시설만 설치해 놓았다. 엘리베이터 공간과 3.3㎡ 크기 고객 대기실 한 곳만 덩그러니 있다.
영덕역에는 자동발매시스템 5대 가운데 현금과 신용카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것은 1대뿐이다. 나머지 4대는 신용카드로만 표를 살 수 있다.
신용카드가 없는 승객은 1대뿐인 현금 겸용 발권기에 줄을 서거나 사무실에 찾아가 표를 사야 하는 불편을 겪어야 한다.
주민 김모(77)씨는 "나처럼 나이가 많거나 카드가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길게 줄을 서든 말든 승객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단 관계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용역에 따라 하루 이용객 300명 미만은 무인역으로 계획했다"며 "주민과 지자체, 코레일과 협의해 역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hl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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