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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운동선수가 공부도 한다? 학생이 운동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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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운동선수가 공부도 한다? 학생이 운동하는 것"

e-스쿨 운영성과 발표회 특강…"스포츠서 사회생활 가치 배워"
U-23 대표팀 우즈벡전 패배에 "몇년전부터 유소년 성적 떨어져 고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축구선수가 공부한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학생이 축구를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자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을 지낸 홍명보 대한축구협회 전무이사는 24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열린 '2017학년도 이-스쿨 운영사업 성과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교사와 장학사들을 대상으로 한 이날 강의 주제는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이었다.
홍 전무이사는 2000년대 초반 미국 LA갤럭시 선수로 뛰던 시절 현지 학교에 다니던 유망주를 우리나라 여자 청소년 국가대표팀 훈련에 잠시 합류시킨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이 선수가 한국으로 2주간 훈련을 가면서 학교를 빠지게 되니 학교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과제를 주더라"면서 "힘든 훈련을 마치고 저녁마다 과제를 하고 있으니 한국 선수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축구선수가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축구를 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과제를 많이 내준 것"이라면서 "한국은 운동하는 학생이 적어 학생선수를 특별하게 여기지만 운동하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대학입시에서는 학창시절 어떤 운동을 했는지, 개인운동인지 단체운동인지 자세히 따진다"면서 "스포츠는 협동과 희생, 패배를 인정하는 법과 승리할 자격을 갖추는 법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치를 가르쳐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운동선수가 국가대표가 되거나 프로팀에 입단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와 같다"면서 "그렇기에 학생선수가 학창시절에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축구선수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홍 전무이사는 선수생활 중 가장 큰 위기는 중학교 2학년 때였다고 예상외의 얘기를 들려줬다.
당시 축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은 컸지만, 연습경기 중 넘어져 쇄골이 부러질 정도로 다른 선수보다 몸이 약했다. 그러자 담임선생님부터 축구를 그만두라고 권했다고 한다. 홍 전무이사의 학교성적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홍 전무이사는 "결과적으로 축구를 계속해 오늘 영광스러운 자리에 섰다"면서 "부모보다 학교 선생님과 운동코치가 선수들의 재능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으니 항상 잘 관찰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한국축구의 미래는 교사들 손에 달렸다며 스승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날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4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대 4로 패한 것을 언급하며 "7∼8년 전부터 유소년 성적이 나오지 않아 한국축구로서는 어려운 시기"라고 털어놨다.
그는 "(성인) 국가대표가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결정되다 보니 축구협회가 (유소년 쪽에)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부족하다"면서 "(협회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축구선수 중에 대기만성형이 많다"면서 "중·고등학교 때 잘하는 선수가 국가대표까지 되는 경우는 잘 없고 나중에 성실성을 인정받아 경기에 자주 나가는 선수들이 국가대표팀에서도 잘하기 때문에 인성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한국축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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