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현송월, 강릉 아트센터 낙점했나…150분간 '요리조리' 봤다
아트센터 찾은 시민 "고향이 황해도인 부모님과 공연 꼭 보고 싶어"
황영조 체육관은 10분 남짓 둘러봐…숨 가쁜 강릉 하루 일정 마무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이종건 이재현 기자 =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하 점검단)은 공식 일정 첫날인 21일 강릉 아트센터와 황영조 기념 올림픽 체육관 2곳을 둘러봤다.
특히 지난해 12월 15일 준공한 강릉 아트센터를 2시간 가까이 점검하는 등 매우 꼼꼼하게 살폈다.
이날 낮 12시 46분께 KTX를 타고 강릉역에 도착한 점검단은 곧바로 오찬 장소인 씨마크 호텔로 이동했다.
점심을 마친 점검단은 오후 3시 30분께 황영조 기념 체육관으로 먼저 이동해 객석 규모와 시설 등을 점검했다. 당초 점검단은 강릉 아트센터를 먼저 둘러볼 예정이었다. 일각에선 점검 장소의 순서를 갑자기 변경한 것은 언론의 과열 취재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황영조 체육관의 관람석은 1천500석 규모다.
북측은 당초 체육관 등 관람석 규모가 큰 공연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영조 체육관은 1992년 8월 바르셀로나 올림픽 제패 기념으로 황영조 모교인 명륜고에 1998년 12월 준공한 돔형의 체육관이다.
그러나 준공된 지 20년이 지나 시설이 낡고 편의시설이 열악하며 음향 등 공연을 위한 시설이 미흡하다는 평이다.
황영조 체육관 측은 북한의 점검단 맞이에 앞서 바닥에 있던 농구코트를 모두 치우고 천장의 조명도 모두 켰으나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점검단은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황영조 체육관을 둘러본 뒤 오후 3시 40분께 강릉 아트센터로 이동했다.
황영조 체육관 도착 과정에서 점검단을 내려준 2호차 버스가 주차장에서 차를 돌리던 중 방지 턱을 접촉해 우측범퍼가 부분 파손되기도 했다.
사고 직후 버스 운전자가 당황한 나머지 빠른 속도로 후진하자 현장 관계자가 "천천히, 천천히" 하며 소리 지르기도 했다. 현송월 단장은 1호차를 타고 이동했다.
점검단이 오후 3시 46분께 강릉 아트센터에 도착하자 아트센터 앞에 있던 일부 시민들이 강릉역 도착 때와 같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취재진과 시민 등 200명이 뒤엉켜 다소 혼잡한 모습을 연출했다.
점검단이 탄 버스는 아트센터 출입구까지 바짝 다가서 정차했고, 점검단은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건물로 들어갔다.
이에 현송월 단장 등을 지켜보려던 시민들은 건물 유리창에 붙어서 내부상황 살피기도 했다.
신경희(57·강릉시)씨는 "점검단을 보러 일부러 나왔다"며 "아버지 고향이 황해도 평산인데 부모님 모시고 꼭 공연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인숙(54·강릉시)씨도 "운동을 나왔다가 점검단 일행이 아트센터 방문 모습을 보게 됐다"며 "공연이 잘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할머니(78)는 "내 고향이 황해도인데 점검단을 보려고 서울서 KTX 타고 왔다"며 "점검시간이 너무 길어져 열차 시간 때문에 점검단을 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 아쉽다"고 전했다.
강릉 올림픽파크 내에 있는 아트센터는 476억원을 들여 1만6천106㎡ 부지에 건축 연면적 1만4천642㎡로 지상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축됐다.
공연과 무대도 최첨단 공조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최신시설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트센터는 첨단시설을 갖춘 998석의 대공연장을 비롯해 소공연장(385석)과 전시관 3곳을 갖췄다.
무대와 객석 간의 거리를 27m로 대폭 좁히고 가족실, 승강기와 에스컬레이터도 설치돼 있다. 객석 간 거리를 95㎝로 확보해 관람객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대공연장은 다목적 공연장으로 만들어 뮤지컬과 오페라, 콘서트, 연극과 무용 등 다양한 공연이 가능하다.
점검단은 10여분 남짓 머문 황영조 체육관과 달리 2시간 30분 넘게 강릉 아트센터에 머무르며 곳곳을 꼼꼼하게 둘러봤다.
오후 6시 15분께 강릉 아트센터 점검을 마치고 나온 점검단은 대기 중인 버스 2대에 나눠 타고 숙소인 스카이 베이 경포 호텔로 향했다.
방남 첫날 공연장 점검 등 공식 일정을 마친 점검단은 만찬 후 22일 서울 일정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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