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피 목도리 두르고 서울 온 北현송월, '존재감' 과시
南영접에 미소·카메라 응시…긴장감 느껴졌지만 '여유·당당'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이 21일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예술단 파견을 위한 사전점검단의 단장으로 남측에 보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한껏 존재감을 드러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남북 대화에 나서거나 우리측에 파견되는 북측 대표단을 여성이 인솔한 경우는 2013년 6월 김성혜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이 남북 장관급 회담을 위한 판문점 실무접촉에 북측 수석대표로 나왔던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현송월은 지난 15일 열린 북한 예술단 파견을 위한 남북 실무접촉에 북측 대표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실무접촉 전체회의에서 현송월은 통상 차석대표 자리로 여겨지는 수석대표의 오른쪽 자리를 차지했으며, 남측 대표단을 영접할 때나 공개된 전체회의 석상에서도 웃음기 띤 여유 있는 표정을 보였다.
작년 10월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린 현송월은 당시 실무접촉에 나왔던 북측 대표 중에서는 정치적 위상이 가장 높았다.
이날 서울을 찾은 현송월은 다소 긴장감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때때로 미소를 짓는 등 전체적으로 여유를 잃지 않은 모습이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 7명은 오전 8시57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9시2분께 경기 파주의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사전점검단이 차량에서 내리자 정부합동지원단 이상민 국장과 실무협의 대표인 한종욱 과장 및 문체부 관계자 등이 영접에 나섰다. 현송월은 차량에서 내려 이 국장과 악수하며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북측 단장인 현송월은 이날 짙은색 코트에 화려한 모피 목도리를 했고, 치마 정장에 부츠를 신었다. 그의 왼손 약지에는 결혼 반지로 추정되는 반지가 끼워져 있었고, 갈색 계열 핸드백을 들었다.
이후 15분간 출입경 절차를 가진 점검단은 오전 9시17분께 절차를 마무리하고 우리 측 대형 리무진의 '1호차' 차량에 탑승해 서울역으로 향했다.
자유로를 달려 서울에 진입한 북측 점검단은 CIQ 출발로부터 약 1시간 만인 오전 10시22분께 서울역에 도착했다.
차량에서 내린 북측 점검단 주위로 수백 명의 내외신 취재진과 시민이 몰려들면서 현장이 극도로 혼잡한 상황이었으나, 현송월은 서두르지 않는 걸음으로 강릉행 KTX로 향했다. 그는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다소 경직된 듯도 보였으나, 별다른 표정 변화는 없이 카메라를 차분히 응시하기도 했다
그는 '방남 소감' 등을 묻는 현장 취재진의 질문에는 미소만 띤 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성악가수 출신으로 30대 후반의 현송월은 1990년대 후반까지 왕재산경음악단 가수로 활동한 뒤 보천보전자악단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보천보전자악단에서 활동할 당시 북한의 히트곡이었던 '준마처녀'를 불러 일약 톱가수 반열에 오른 뒤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모란봉악단 단장을 맡으며 더욱 승승장구했다.
그는 앞서 공연 직전 취소하고 귀국한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때도 단장을 맡아 주목을 받았다.
<YNAPHOTO path='PYH2018012104010001300_P2.jpg' id='PYH20180121040100013' title='서울역으로 들어가는 현송월' caption='(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을 비롯한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21일 서울역 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8.1.21
<br>sa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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