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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평창 이후'를 생각하게 하는 통일부 업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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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평창 이후'를 생각하게 하는 통일부 업무보고

(서울=연합뉴스) 북한의 예술단 방문 사전점검단이 20일 우리 측을 방문한다.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 등 7명으로 구성됐다. 북한이 19일 점검단 파견을 제의해 우리가 받아들였다. 이들은 우리 측 관계자와 함께 1박 2일간 서울과 강릉의 공연장 시설을 둘러보고 공연 일정과 내용 등을 논의한다. 평창올림픽 참가와 관련한 북측 인사의 첫 방남이어서 주목된다. 북측은 지난 15일 선수단 파견 문제를 논의하자는 우리측 제의에 예술단 파견 문제를 먼저 논의하자고 역제의했다. 이번에도 예술단 방문을 위한 사전점검단을 먼저 파견하는 것이다. 북한에서 예술단은 체제 선전의 도구 역할을 한다. 물론 예술단 공연을 통한 북한의 체제 선전이 우리 관객에게 먹혀들 가능성은 작다. 그런데 북한의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는 게 문제다. 북측 사전점검단과의 협의 과정에서 공연 내용 중 무리하다 싶은 부분에는 분명한 태도를 보여야 할 것 같다.

스위스 로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에서도 20일(현지시간) 토마스 바흐 위원장 주재로 남북 관계자가 참여한 가운데 '평창회의'가 열린다. 개회식 공동입장, 한반도기 사용 등 남북이 실무회담을 통해 합의한 내용에 대해 결론을 내리는 자리다. 이 회의의 결과를 토대로 내주부터 양측 선발대가 오가며 실무적 준비를 본격화한다. 그 과정에서 남북 화해 분위기는 더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관계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지금 상황은 판이하다. 올해 들어 남북 고위급회담이 성사되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확정되면서 불과 며칠 사이에 군사적 긴장도 상당히 풀렸다.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과 한반도기 입장 등을 놓고 우리 내부에서 논란은 있지만, 그렇다고 어렵게 조성된 평화올림픽의 토대와 남북관계 복원의 기회에 흠집을 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대북 협상 과정에서 지나치게 저자세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하나 꼭 그렇게만 볼 일은 아니다. 북한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적 분위기에서 성공적으로 치르고 나아가 비핵화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다. 북한의 참가 문제를 대승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물론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조성된 해빙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통일부도 올해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입장 변화가 어느 선까지 이어질지 아직 불확실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포기 의사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할 수만은 없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했듯이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 비핵화의 진전 없이는 올림픽 이후 현재와 같은 분위기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다. 올림픽 이후로 미뤄놨던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시작되면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북핵 문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북한에 대한 유화적 태도를 둘러싸고 한미관계 균열, 제재 공조 이완 등 우려가 커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비핵화 대화 여건을 조성하는 노력을 배가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북한 선수단과 함께 올 고위급 대표단을 접촉해 한반도 평화정착 방안을 협의할 생각인 듯하다. 우리 측이 지난 9일 고위급회담 기조 발언을 통해 비핵화 등을 논의하기 위한 대화를 재개해야 한다고 제안한 뒤로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고 한다. 모처럼 조성된 대화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서로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할 텐데 첫술에 배부르기를 바라기도 어렵다. 하지만 북핵 문제가 진전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빛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만은 잊지 않았으면 한다.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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