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참전용사 후예들 vs. 연세·고려팀 아이스하키전 승자는
국가보훈처장 시구…파주서 65년 전 '임진클래식' 재현행사 열려
(파주=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축하하는 이색 아이스하키 경기가 19일 오후 2시께 경기도 파주시 율곡습지공원에서 열렸다.
역사상 최초로 연합팀을 꾸린 연세대와 고려대 아이스하키팀이 한국전쟁 캐나다 참전용사의 후예들과 대결을 겨뤘다.
한반도의 분단 현실을 상징하는 긴 철조망 앞에 마련된 간이 빙상경기장에 선 양 팀은 피우진 국가보훈처장의 퍽드롭(puck drop·시구)에 맞춰 경기를 시작했다.
박수를 대신해 아이스하키채로 얼음 바닥을 두드리는 경쾌한 소리는 행사의 열기를 더했다.
한국전쟁 당시 캐나다 군인들이 겨울이면 꽁꽁 어는 임진강 위에서 개최한 아이스하키 경기 '임진클래식'을 재현하는 행사가 약 65년 만에 다시 개최됐다.
실제 경기에 참가했던 캐나다 참전용사 데니스 무어(Dennis Moore·87)와 클로드 샤를랜드(Claude Charland·89), 존 비숍(John Bishop·87)이 참관에 나서 행사의 의의를 더했다.
이들은 경기 내내 서로 귀엣말을 주고받고 박수를 치며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참전용사의 후예들인 캐나다 프린세스 패트리샤 경보병연대와 왕립22연대의 현역 군인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한국 거주 캐나다 아마추어 선수들과 합동팀을 꾸렸다.
상대로 나선 한국팀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아이스하키 경기를 벌였던 연세대(연희전문학교)와 고려대(보성전문학교)가 '평화 올림픽'을 기원하는 의미로 역사상 최초로 합동팀을 구성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캐나다팀이 앞섰다.
경기 시작 약 10분 만에 역사적인 첫 골을 캐나다팀에서 가져갔다. 연이어 터질 뻔한 두 번째 골은 연세·고려대 연합팀이 가까스로 막아냈다.
친선경기인 만큼 양 팀의 선수들은 넘어지는 와중에도 서로 장난을 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상대에 연속 두 골을 내준 연세·고려대 연합팀은 끝내 한 골도 성취하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경기는 빙질을 고려해 전반전과 후반전으로만 나뉘어 진행됐다.
평소 접하기 힘든 아이스하키 경기를 보게 된 파주지역 주민들은 "재밌다"면서 환호했다.
동네 어린이들은 "한국, 캐나다, 아무나 이겨라"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외쳤다.
후반전에서 연세·고려대팀과 캐나다팀이 각각 한 골과 두 골을 추가하면서 최종 점수는 1:5로 기록됐다.
경기가 끝나자 양 팀 선수들은 승부를 뒤로하고 기념촬영을 하며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6.25당시 임진강 아이스하키 경기 영상 [캐나다 국방부 제공]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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