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여성, 한명만 낳아도 국민연금 12개월 가입 인정
여성 연금수급권 강화 차원서 출산크레딧→양육크레딧 변경 추진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출산여성은 앞으로 첫째 자녀를 낳을 때부터 국민연금 가입 인정 기간을 12개월씩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제도는 최소 가입기간(120개월)을 채워야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가입기간이 길수록, 불입금액이 많을수록 수령액이 늘어나는 구조여서 가입기간이 늘어나면 노후대비에 유리하다.
보건복지부는 여성의 국민연금수급권을 강화한다는 애초 의미를 살리고자 현행 출산크레딧을 양육크레딧으로 명칭을 바꾸고, 첫째 자녀부터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12개월씩 추가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18일 밝혔다.
복지부는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논의를 거쳐 입법화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개선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이미 기획재정부 등 재정당국과 출산크레딧 개편 협의를 끝내고,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하면 곧바로 시행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부는 현재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못해 국민연금 보험료를 내지 못한 사람들이 보험료를 내지 않더라도 최소 가입기간을 채울 수 있게 가입기간 인정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출산크레딧, 군복무크레딧, 실업크레딧 등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출산크레딧은 둘째 이상의 자녀를 출산(입양)한 여성에게 '둘째 아동부터' 시작해 낳은 자녀의 수에 따라 가입기간을 둘째 12개월, 셋째부터 18개월씩 최대 50개월까지 추가로 인정해주는 제도다. 2008년 1월 도입됐다.
하지만 둘째 자녀 이후부터 가입기간을 늘려주다 보니 자녀가 없거나 하나밖에 없으면 제도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고소득층일수록 자녀를 둘 이상 낳는 비율이 높은 현실에서 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의 수급권을 보호한다는 출산크레딧 애초 취지와 달리 결과적으로 저소득층을 차별하는 부작용마저 나타났다.
보건사회연구원의 2015년 기혼여성(15∼49세) 대상 '전국출산력 조사'를 보면,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둘째 자녀 이상을 출산하는 비율은 올라갔다. 출산 크레딧이 소득수준이 높은 가입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역진성 문제를 낳는 것이다.
복지부 강준 연금급여팀장은 "양육크레딧으로 개편하면 오는 2083년까지 약 175만명의 여성이 추가로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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