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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도 원로' 허록 전 부회장 "평창은 나의 10번째 올림픽"
1984년 LA부터 2016년 리우까지 하계올림픽 9회 연속 참가
10번째 올림픽 평창에서는 자원봉사자로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허록(75) 전 대한역도연맹 부회장의 10번째 올림픽 AD 카드는 특별했다.
심판, 배심 위원장, 경기감독관 등으로 하계올림픽에만 9번 연속 참가한 허 전 부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나선다. 그의 첫 번째 동계올림픽이자, 10번째 올림픽이다.
허 전 부회장은 17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15일에 AD 카드를 받았는데 예전과는 또 다른 기분이었다"며 "19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작은 역할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하계 종목 연맹, 협회에 "메달리스트나 올림픽 경험이 있는 분들이 평창올림픽에 참여했으면 한다"고 청했다. 대한역도연맹에서 공문을 확인한 허 부회장은 "자원봉사를 하고 싶다"고 지원했다.
영어에 능한 허 전 부회장은 평창올림픽 기간에 기자단의 취재를 지원할 예정이다.
중학교 때 역도 선수로 뛴 허 전 부회장은 1969년 대한역도연맹에 입사하면서 역도와 인연을 이어갔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1988년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조사연구원'으로 참가한 허 전 부회장은 199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세계역도연맹 경기 담당 이사로 활약했다. 이후에도 심판석 등에서 올림픽 무대를 즐겼다.
허 전 부회장은 "30년 만에 다시 한국에서 올림픽을 여니 1988년 생각이 많이 난다. 역도 관계자였으니까, 남자 역도에서 전병관이 은메달, 이형근이 동메달을 따며 1956년 이후 32년 만에 한국 역도에 메달을 안긴 장면이 가장 짜릿했다"고 떠올렸다.
하계올림픽에서는 '종목 관계자'였던 허 전 부회장은 동계올림픽에서 더 많은 사람을 만나는 자원봉사자로 변한다.
허 전 부회장은 "기술적이고 전문적인 일은 아니지만, 체육계 선배로서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올림픽이 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내 역할은 아주 작다"고 자꾸 몸을 낮췄지만, 9차례나 올림픽 무대를 누빈 체육 원로의 경험은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한 작은 밀알이 될 수 있다.
허 전 부회장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평창올림픽이 사고 없는 안전한 올림픽, 약물 파문에 휩싸이지 않는 깨끗한 올림픽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많은 역도인이 허 전 부회장이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임원 혹은 배심원으로 참가하길 바란다.
그러나 허 전 부회장은 "도쿄에는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올림픽 경험이 체육 관계자들에게 얼마나 귀한지 알기 때문에, 그는 고개를 젓는다.
허 전 부회장은 "평창올림픽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이다. 도쿄는 새로운 시대를 열 후배가 참가해서 경험을 쌓고, 다른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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