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두 여자를 품은 남자 이야기·모두의 내력
오늘이 달린다·그랜드 호텔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 두 여자를 품은 남자 이야기 = 중견 작가 조갑상, 김하기, 강동수, 박향, 정인, 이정임으로 이뤄진 소설 동인 '사현금'의 첫 무크지이다.
사현금 동인들은 "새삼 무크지를 만들기로 한 것은 문학 매체가 너무 흔해서 문학이 오히려 상업화돼 가고 있으며, 종국에는 현실 세상과의 접점을 잃어가고 있는 역설적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문학이 '용산참사'와 '세월호', '광장과 촛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통렬한 자기반성을 하며 이번 무크지에 실린 소설에 우리 사회의 약한 곳과 곪은 곳을 겨냥한다.
권력에 의해 부서지고 찢어진 연인('천년의 사랑'), 주방보조 청년과 탈북여성('노다지'), 왕따와 폭력으로 상처받은 아이와 부모('사레'), 외로운 노인과 약한 동물('그림자들')을 다룬다.
호밀밭. 260쪽. 1만4천원.
▲ 모두의 내력 = 소설가 오선영의 첫 소설집이다.
8편의 단편이 담긴 이 소설집은 정주할 곳을 상실한 채 부유하며 살아가는 현대인의 삶을 그린다.
등단작인 '해바라기 벽'은 벽화마을에서 자신의 삶을 포장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인의 가식적인 삶과 허위의식을 폭로한다.
호밀밭. 276쪽. 1만3천원.
▲ 오늘이 달린다 = 부산 지역에서 오랫동안 문화 활동을 해온 김성배 시인의 첫 시집이다.
56편의 시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삶의 풍경을 통해 인생의 심연을 보여준다.
"주공아파트 입구 기둥 벽을 끼고 종이상자로 만든 노점 과일집은 정원이다//주름진 앞치마가 싱싱한 낯빛으로 먼지를 털고 화단의 물을 뿜는다/좌판은 또래 상자에 놓인 계절의 씨앗을 널고 있다." ('과일가게' 중)
모악. 88쪽. 8천원.
▲ 그랜드 호텔 = 독일의 대중문화가 꽃피운 바이마르 시대의 대표 여성작가 비키 바움(1888∼1960)의 장편소설이다.
대산세계문학총서 145번째 책으로 한국에서 처음 완역돼 소개된다.
최고급 호텔에 묵는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화려한 외양과는 달리 피폐하고 불안한 패전 이후의 대도시 베를린의 삶을 보여준다.
박광자 옮김. 문학과지성사. 352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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