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예멘, 최악 굶주림 사태…보급로 열어둬야"
디프테리아 발병도 증가세…어린이 40만명 영양실조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과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16일(현지시간) 내전으로 피폐해진 중동의 빈국 예멘에 굶주림과 전염병마저 악화하고 있다며 인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WFP는 후티 예멘 반군에 맞선 사우디아라비아 동맹군에게 19일 이후에도 최대 물류 항구인 후데이다항의 봉쇄 해제 조치를 유지해줄 것을 촉구했다.
사우디 동맹군은 항구 봉쇄로 구호품 전달조차 차단되면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19일까지 임시로 봉쇄를 풀기로 했다.
WEF는 830만 명에 이르는 예민 국민이 외부의 구호 식량에 의존하고 있고 어린이 40만 명은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의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우디 동맹군은 지난해 11월 후티 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이란이 배후에 있다며 항구, 공항을 모두 봉쇄했다가 국제기구의 구호물자 전달만 허용한다며 3주간 봉쇄를 풀었다.
메리첼 렐라뇨 유니세프 예멘 대표는 "동맹군이 봉쇄 해제를 유지할지 다시 봉쇄할지 아직 우리는 모른다"며 "후데이다항으로 들어오는 연료는 발전과 상수 시설 가동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예멘 어린이 전체나 다름없는 1천100만 명의 어린이들이 도움이 필요하다며 식량과 발전에 필요한 연료, 의약품 보급에 사우디 동맹군과 반군 측이 모두 협조해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예멘에서는 디프테리아 환자도 짧은 기간에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WHO는 작년 12월 22일 333명이었던 감염자 수가 678명으로 증가했고 48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2015년 3월 본격화한 예멘 내전은 시아파 반군 후티와 예멘 정부, 사우디 동맹군의 대결 구도 속에 민병대와 알카에다,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뒤섞여 복잡하게 전개되면서 인도주의적 위기만 고조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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