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직권 등록 가능…청주시 "협의해 상반기 중 결정"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통합 청주시의 신청사 건립을 앞두고 근대건축물 가치가 있는 기존 본관 건물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작년 11월 시청 본관 건물을 '이곳만은 꼭 지키자' 대상으로 선정했다.
문화재청도 최근 '철거 불가' 입장을 밝히면서 청주시의 신청사 건립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문화재보호법상 등록문화재로 지정되면 시청 본관 건물의 내부를 활용하는 것은 가능해도 철거는 불가능하다.
청주시는 이미 신청사 건립 계획을 세우면서 본관 철거로 가닥을 잡은 상황이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청주시가 철거에 나서면 본관 건물을 등록문화재로 '직권 등록'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16일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이 단체에 보낸 공문에서 "시청 본관 건물의 훼손·멸실이 명백해질 경우 현행법에 따라 직접 등록문화재 지정 등 실질적 존치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답변은 '문화재청이 시청 본관을 등록문화재로 지정할 의사가 있느냐'는 이 단체의 질의에 따라 이뤄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도 이런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청주시가 본관 건물을 철거하는 사태까지 가지 않기를 기대하지만 철거 강행 움직임이 나타나면 등록문화재로 직권 지정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등록문화재는 미래에 문화재로 지정될 가치가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청주시청 본관 건물은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측은 "시청 본관 건물의 존치에 대한 문화재청의 입장이 확고한 만큼 청주시는 이제라도 존치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1965년 건립된 시청 본관은 청주시의 전통적 지리관인 행주형(行舟形) 입지를 반영한 역사적 가치와 당시 건축 시설의 특성, 공공시설의 특성을 잘 살린 문화유산이라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청주시는 올해 상반기 중 본관 건물의 존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본관 건물을 철거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다.
현 시청 부지와 본관 면적은 각 1만2천874㎡, 1만665㎡이지만 시는 인근 부지를 포함, 2만8천450㎡에 연면적 4만9천916㎡의 신청사를 지을 계획이다.
기존 본관을 그대로 둔다면 신청사 건물과 공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게 어렵고 시민광장과 지하주차장이 줄어드는 등 효율성이 떨어지게 된다.
시청 관계자는 "문화재청이 해당 기관과 협의 없이 공공건축물을 등록문화재로 직권 지정한 사례는 단 한차례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사 건립이 지연되면 시민 불편이 커지는 만큼 문화재청과 협의해 본관 건물 존치 여부에 대한 결론을 올해 상반기 중 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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