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산하기관에 또 공무원 출신…줄줄이 낙하산 재연하나
국학진흥원 퇴직 공무원 선발…다른 기관에도 공무원 출신 응모
(안동=연합뉴스) 이승형 기자 = 경북도 산하기관 간부 자리를 또다시 도 간부 공무원 출신이 차지했다.
이에 따라 공모가 진행 중인 출자·출연기관 대표 자리에 줄줄이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북도에 따르면 한국국학진흥원은 공모로 인문정신연수원장에 권영길 전 도 복지건강국장을 선발했다.
권 전 국장은 최근 명예퇴직했고 한국국학진흥원은 기존 연수부를 인문정신연수원으로 바꿨다.
경북농민사관학교는 다음 달 9일 현 교장 임기가 끝나자 오는 19일까지 교장 공모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
이 자리에도 최근 명예퇴직한 도 출신 간부 공무원이 응모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경북개발공사는 사장 공개모집을 거쳐 16일 서류 전형 합격자 3명을 상대로 면접을 했다.
대상자는 도 출신 공무원 2명과 대구 기초단체 출신 공무원 1명이다.
경북경제진흥원 원장 공모에는 2명이 서류 전형을 통과해 면접을 앞두고 있고 이 가운데 1명은 다른 도 산하기관장 임기가 끝나고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까지 끝난 경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에는 박진우 현 도 사회경제 일자리 특별보좌관이 응모했다.
박 특별보좌관은 김관용 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한 시기인 지난해 2월 23일 별정 5급인 도지사 정무특별보좌관에 임명돼 3월 31일까지 활동하고 그만뒀다.
도는 지난해 8월 22일에는 그를 다시 2급 상당 전문임기제인 사회경제 일자리 특별보좌관에 임용했다.
사장이 공석인 경북관광공사도 공모했으나 1명만 서류를 내 오는 17일부터 재공고에 들어간다.
이처럼 여러 산하기관장 공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도청 내부에서는 공무원 출신 낙하산과 산하기관장 임기가 끝나고 다른 산하기관으로 옮기는 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에만 도 공무원 출신 10명이 퇴직한 뒤 출자·출연기관 대표나 간부급 자리로 옮겼고 일부는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경북도 산하 출자·출연기관과 보조기관 30곳 가운데 도 공무원 출신이 기관장인 곳은 12곳으로 40%나 된다.
30개 기관 대표와 간부급 직위 46개 가운데 이 자리를 꿰찬 도 공무원 출신은 23명으로 절반에 이른다.
일부 공무원은 "최근에는 정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명예퇴직한 간부 공무원이 산하기관으로 옮기지 않은 경우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며 "산하기관 발전을 위해 보은, 정실 등에 따른 낙하산 인사를 하기보다는 전문성과 능력 중심으로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har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