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만난 오바마는 한국어로 "안녕하세요"…트럼프와 대비
트럼프 "예쁜 한국 여성" 발언에 한국계 남성 트윗 올려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계 여성 정보요원에게 한 차별성 발언이 논란을 빚은 가운데 또 다른 한국계 남성이 전임 오바마 전 대통령과 있었던 일화를 소개한 트윗이 화제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백악관 근무 경험이 있다는 한국계 미국인 게리 리(@whoisgarylee)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전에는 (내 이야기를) 트윗하진 않았지만, 오늘은 그걸 하기에 좋은 날인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정보기관에서 인질정책 분석가로 일하는 한국계 여성에게 "'예쁜 한국 숙녀'가 왜 대북협상 일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언론보도를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당황스러운 말을 많이 했다"고 적었다.
이어 단지 한국계 미국인이어서가 아니라 백악관에서 일했던 경험 때문에 마음이 쓰였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과 나눴던 일화를 소개했다.
2011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정돼 백악관 일을 그만두게 됐는데, 근무 마지막 날 백악관 집무실로 갔더니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에게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했다는 것이다.
WP는 그가 백악관에서 일한 적이 있긴 하지만 비서실 보조직원으로, 눈에 띄거나 뉴스를 만드는 자리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게리 리는 이어 영어도 잘하지 못하던 부모가 각각 26살, 18살에 미국으로 건너와 각종 일자리를 전전하며 작은 가게를 하나 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들의 희생으로 자식들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됐다며 "얼마나 아름답고 놀라운 이민의 나라인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쁜 한국 여성' 발언은 단순히 여성 외모 관련 언급이어서가 아니라 그가 유독 이민자를 적대시하는 정책을 펴는 와중에 미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에게 굳이 '출신 국가'를 물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미 NBC뉴스가 지난 12일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브리핑을 하기 위해 들어온 이 한국계 여성에게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고, 그가 "뉴욕"이라고 답하자 트럼프는 재차 같은 질문을 했다.
이에 이 여성은 "맨해튼"이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답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굳이 이 부모의 출신 국가를 물어보면서 "예쁜 한국 숙녀가 왜 대북협상 일을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그가 아프리카 등 일부 국가들을 '거지소굴 같은'(shithole) 국가라며 비하한 발언이 파문을 빚는 가운데 나와 '인종주의' 논란이 더욱 증폭됐다.
게리 리는 트럼프의 이같은 발언을 비판하고자 이날 하루에만 14개의 트윗을 연달아 올렸고 많은 사람이 멘션을 보내거나 리트윗하며 지지를 보내고 있다.
특히 다른 문화를 대하는 전·현직 대통령의 상반된 태도에 대해 적은 트윗에 '좋아요'를 누른 이들은 14만2천여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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