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 참석자들, 트럼프에게 듣고 싶은 말 6가지는
CNN머니, '북한과의 전쟁 위협 않겠다' 등 선정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는 18년 만에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가 포럼에서 어떤 말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과 '아메리카 퍼스트' 논의를 진전할 목적으로 포럼에 참석한다고 밝혔지만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옹호하는 다보스포럼 참석자들은 그를 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다보스포럼은 정치·경제·학계 거물들이 알프스 산악휴양지 다보스에 모여 주요 현안들을 논의하는 행사로, 올해는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CNN머니는 트럼프가 다보스 포럼에서 어떤 말을 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다며 참석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듣고 싶은 말 6가지를 14일(현지시간) 정리했다.
◇ "북한과의 전쟁 위협하지 않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북한에 대해 강하고 도발적인 언사를 거듭하며 세계를 긴장 속에 몰아넣고 있다.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이란 브레머 대표는 북한은 현재 지정학적으로 가장 분명한 위험이라며 "국가들 사이에서 신뢰와 조정이 줄어 긴장이 고조되면 실수가 나올 수밖에 없고, 이는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적절한 시점에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이는 한국의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국제사회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일 것이라고 전했다.
◇ "중국 혹은 멕시코, 캐나다와 무역 전쟁 벌이지 않겠다"
트럼프의 취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경제 질서로 자리 잡은 자유무역체제에 악재와 다름없었다.
그는 지난해 1월 대통령 자리에 오르자마자 세계 최대 경제블록을 지향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했고, 북미자유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을 공언했다.
특히 그는 대선 기간 때부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몰아붙이며 중국에 대한 무역공세를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특히 지난해 중국의 대미(對美) 흑자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이런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CNN머니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하는 각국 대표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더 많은 협력에 나설 준비가 됐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분석했다.
제러미 샤피로 유럽대외관계위원회(ECFR) 국장은 "현실적으로 트럼프가 '아메리카 퍼스트' 원칙을 버릴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그가 좀 더 부드러워지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파리협정 탈퇴를 재검토하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자신의 대선 공약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전 지구적 합의인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탈퇴하며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필두로 한 세계 리더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시 협정에 참여하라고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행렬에는 세계 최대 이산화탄소 배출국인 중국까지 동참했다.
심지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테슬라 등 미국 대표 기업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을 강하게 비난하며 협정에 남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주 파리협정 협상 테이블에 돌아갈 수 있음을 암시했다며 다보스 포럼 참석자들이 이런 조짐이 보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이란 핵 합의 준수하겠다"
2015년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 등 6개국은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이란 핵 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했다.
그러나 이란을 '불량국가'로 부르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주도한 이란 핵 합의를 "최악의 합의"라고 부르며 합의 변경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고 결국 지난해 10월 '불인증'을 선언했다.
유럽연합(EU)과 영국·프랑스·독일은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핵 합의는 국제안보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이를 이행할 것을 촉구했고, 다보스포럼에서도 이런 말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 내쫓지 않겠다"
미국은 지난해 '전문직 단기취업'(H-1B) 비자의 갱신심사 기준을 강화했고, 이에 따라 주로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고급 기술을 보유한 외국 인력의 미국 기업 '취업 문턱'이 한층 높아졌다.
하지만 다보스포럼에 참가한 기업가들과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이민정책을 완화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단기취업(H-1B) 비자 보유 노동자 70%의 국적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럼프의 이민정책 발언에 더욱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에 대항할 것"
싱크탱크 독일 마셜펀드(GMF)의 수다 데이비드-윌프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년 동안 그래 왔듯이 국제사회는 미국이 믿을만한 동반자라고 것을 듣고 싶어한다"며 특히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강경한 입장을 취해주기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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