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는 평창] ⑮ '기록으로 정면 승부' 스피드스케이팅
400m 트랙 도는 기록경기…평창서 가장 많은 14개 금메달 걸려
신규 종목 매스스타트는 쇼트트랙의 특징 접목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동계올림픽 종목 가운데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에서 겨루는 종목은 모두 네 가지다.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그리고 아이스하키다.
이 가운데 스피드스케이팅은 가장 기본적이고 어떻게 보면 가장 원초적인 종목이다. 스케이트를 신고 얼음 위를 가장 빠르게 달린 사람이 이긴다.
한없이 단순해 보이지만 인체의 한계에 도전하는 기록 경기인 스피드스케이팅엔 그만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초대 동계올림픽 격인 1924년 프랑스 샤모니 국제 동계스포츠 주간부터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됐다.
1992년 릴레함메르 대회부터 올림픽 종목이 된 쇼트트랙과 구분하기 위해 '롱트랙(long track) 스피드스케이팅'으로도 불린다. 쇼트트랙 역시 정식 명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쇼트트랙과의 가장 큰 차이는 트랙의 길이다.
스피드스케이팅은 400m 지름의 타원형 트랙을 돌고, 쇼트트랙은 그보다 훨씬 짧은 111.12m의 트랙을 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차이는 동시에 레이스를 펼쳐 결승선을 통과한 순서로 순위를 가리는 쇼트트랙과 달리 스피드스케이팅은 기록경기라는 점이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선 2명의 선수가 인코스와 아웃코스에서 동시에 출발해 레이스를 펼친다. 선수마다 결승선을 통과한 시간을 재서 기록이 빠른 순서로 순위를 매긴다.
함께 뛰는 상대 선수의 퍼포먼스가 레이스에 작지 않은 영향을 주지만 기본적으로는 혼자 하는 경기라고 볼 수 있다.
한 바퀴를 그대로 돌면 인코스가 아웃코스보다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정해진 교차 구역에서 인코스와 아웃코스를 바꾼다.
두 선수가 동시에 교차 구역에 진입했을 때는 아웃코스에 있던 선수에게 우선권이 있으며, 충돌할 경우 인코스 선수의 과실로 본다.
계속 자리가 바뀌기 때문에 선수들을 식별하기 쉽도록 인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흰색, 아웃코스에서 출발한 선수는 빨간색 암밴드를 찬다. 이 암밴드를 차지 않거나 레이스 중에 고의로 벗으면 실격이다.
선수들은 공기저항을 줄이고 충돌로부터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 특수 재질로 제작된 'ㄱ'자 모양의 일체형 경기복을 입으며, 스케이트 날의 뒷부분이 분리되는 '클랩(clap) 스케이트'를 신고 속도를 낸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선 단일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은 총 14개의 금메달이 달려있다.
남녀 500m, 1,000m, 1,500m, 5,000m(여자는 3,000m), 10,000m(여자는 5,000m)와 매스스타트, 팀추월이다.
이번 올림픽부터 추가된 매스스타트는 스피드스케이팅에 쇼트트랙을 접목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이 400m 긴 트랙을 달리지만 여러 명의 선수가 동시에 출발해 달려 먼저 들어온 순서대로 순위를 가린다.
다른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에선 경기복에 붙은 모자를 쓰지만, 상대적으로 충돌위험이 큰 매스스타트에선 헬멧 등 보호장비를 갖춰야 한다.
트랙을 16바퀴씩 돌면서 4바퀴마다 포인트를 주는 것도 매스스타트만의 특징이다.
4·8·12바퀴째를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선수 3명에게 각각 5·3·1점을 주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 3명에게 60·40·20점을 준다.
4·8·12바퀴를 가장 먼저 달려서 포인트 15점을 휩쓸었다고 해도 마지막 바퀴에서 포인트를 얻지 못하면 3위 안에 들 수 없기 때문에 금·은·동메달은 결승선을 통과한 순서대로 갖게 된다. 그러나 그 아래 순위에서는 중간 포인트 유무에 따라 나중에 들어오고도 먼저 통과한 선수보다 순위가 높아지기도 한다.
스피드 못지않게 전략이 중요한 경기라 이변이 발생하기 쉬운 종목이기도 하다.
팀 추월은 단체전이다.
각 3명으로 구성된 두 팀이 트랙 반대편에서 동시에 출발해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각 팀에서 가장 늦게 들어온 선수의 기록이 팀의 기록이기 때문에 누구 하나의 기량이 월등하다고 이길 수 없고, 세 선수의 팀워크가 중요하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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