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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극장가, 일본문학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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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극장가, 일본문학 속으로
'아름다운 별' '골든 슬럼버' 등 곧 개봉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일본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가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최근 국내에 소개된 일본영화들이 주로 만화적 상상력에 기반한 로맨스였다면, 개봉을 기다리는 작품들은 장르문학의 문법에 비교적 충실하고 소재도 다양하다.

◇ 미시마 유키오의 SF, 히가시노 게이고의 판타지
오는 18일 개봉하는 '아름다운 별'은 미시마 유키오(1925∼1970)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미시마 유키오는 '금각사' 등으로 전후 탐미주의 문학의 선봉에 섰다가 말년엔 극우 민족주의에 심취해 할복자살한 독특한 이력의 작가다. 그러나 '아름다운 별'은 탐미주의도 민족주의도 아닌 인류애를 전면에 내세운 SF다.


영화에선 화성인 아버지와 수성인 아들, 금성인 딸, 지구인 엄마로 이뤄진 '다행성 가족'이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1961년작인 원작 소설에서는 미국·소련 양극체제의 핵전쟁 공포가 지구를 위협하지만,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는 지구온난화가 최대 과제다.
일본의 국민배우 릴리 프랭키가 지구를 구하자고 호소하는 기상캐스터 아버지를 연기했다. 미야자와 리에를 주인공으로 가쿠타 미쓰요의 소설 '종이 달'을 영화화한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이 연출했다.


다음달 개봉하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한국 독자들이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사랑한다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2012년 국내에 출간된 이후 7년째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일본소설 중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기도 하다.
비밀을 간직한 나미야 잡화점에 숨어든 3인조 도둑이 과거로부터 온 편지에 답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기적 같은 이야기다. 장난 삼아 쓴 답장이 과거와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미스터리한 설정으로 시작한다.
추리소설을 주로 써온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치고는 판타지 색채가 강하고 인간 내면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돋보인다. 영화는 히로키 류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쫓기는 강동원, 애틋한 소지섭
일본 장르소설은 이야기 짜임새가 비교적 촘촘하고, 두터운 국내 독자층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어 예전부터 영화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옮긴 '화차'(243만명),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용의자 X'(155만명), 황정민이 주연한 공포물 '검은 집'(140만명) 등이 인기를 얻었다.



'사신 치바'와 '마왕' 등으로 국내에 적잖은 독자를 보유한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골든 슬럼버'도 한국에서 영화로 재탄생한다. 난데없이 암살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일간의 이야기다.
노동석 감독이 연출한 영화 '골든 슬럼버'는 원작의 공간 센다이를 서울 한복판으로 옮기고, 광화문에서 대통령 후보 암살사건이 벌어진다는 설정으로 각색했다. 강동원이 암살범으로 지목돼 쫓기는 건우를 연기했다. 영화는 다음달 설 연휴에 맞춰 개봉한다.


오랜만에 찾아오는 한국 멜로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도 이치카와 다쿠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가 기억을 잃은 채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애틋한 사랑 이야기. 소지섭과 손예진이 호흡을 맞췄다. 소설도 한국어판으로 나왔지만, 2000년대 중반 순애보 열풍을 일으킨 도이 노부히로 감독의 동명 영화로 더 잘 알려져 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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