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부통령, 평창서 北 고위급과 만날까
美 일단 "계획없다" 신중론…北대표단 누가 올지도 변수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내달 평창 동계올림픽 때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이를 계기로 한 북미 간의 고위급 접촉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지난 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이 평창 올림픽에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키로 한 만큼 북미 간의 접촉이 성사될 수 있는 시간적·공간적 조건은 자연스럽게 갖춰지는 모습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10일(현지시간) 올림픽 기간에 미국과 북한 대표단 사이의 어떠한 만남도 계획돼 있지 않다고 밝히며 일단 대북접촉 가능성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그러나 정치적 부담을 상대적으로 적게 진 채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계기라는 점에서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나 이를 전후한 주요국 참석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 등에서 접촉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더욱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새해 들어 잇따라 북미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비록 조건 없이 북미대화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식 협상에 앞서 '조우' 형태로 양측이 만나는 것은 미국으로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적극 지지하는 우리 정부가 물밑에서 역할을 할 개연성도 있다.
다만 북미 양측 가운데 미국 쪽이 좀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종의 '조우' 성격의 접촉이라도 극한 대립을 해온 북미 양측의 고위급 인사가 악수하거나 마주 보고 앉은 사진 또는 영상이 자국과 북한, 국제사회에 주는 암묵적 메시지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핵·미사일 개발을 이유로 각국에 북한과의 외교관계 축소를 촉구해온 미국이기에 대북 접촉이 가져올 제재·압박대오 균열을 우려할 가능성도 있다. 그런 만큼 미국은 올림픽 때까지 북한의 도발 여부, 비핵화에 대해 보이는 태도 등을 두루 감안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북한에서 어떤 인사가 오느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국의 2인자가 오는 만큼 '2인자군'에 속한 북한 인사가 오느냐도 북미 접촉 성사 여부와 관련한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1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올 가능성이 50 대 50이라고 본다"며 "국가체육지도위원장인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펜스 부통령과 김영남이나 최룡해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과의 접촉이 이뤄진다면 중요한 국면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결정될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면면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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