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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야생동물에게도 지옥이다…개체수 급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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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야생동물에게도 지옥이다…개체수 급감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인간이 저지르는 전쟁은 인명 살상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쟁은 야생 동물들에게도 지옥 같은 것이다.
전쟁이 아프리카에서 마음껏 뛰놀던 코끼리나 코뿔소, 하마 등 덩치 큰 동물들의 죽음까지 몰고 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예일대 생태학자 조슈아 다스킨 등 연구팀은 아프리카에서 진행된 수십 년 동안의 전쟁으로 수많은 포유동물이 죽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동물 개체 수 변화에 영향을 줄 만한 전쟁과 가뭄, 크기, 동물보호구역, 인간의 인구밀도 등 10가지 요인을 놓고 65년 이상의 아프리카 대륙 동물 36종의 개체수 변화 자료 등을 분석했다.
평화 시에는 야생동물 개체 수가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지만 크든 작든 전쟁이 일어나기만 하면 그 개체 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전쟁이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지가 동물 개체 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의 동물보호구역 가운데 70% 이상은 1946년 이후 어느 시점에 전쟁터로 들어갔다.
전쟁이 잦으면 잦을수록 포유동물 개체 수는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이런 내용은 지난 10일 자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됐다.
다스킨은 전쟁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에서는 반드시 유혈 사태가 빚어지지는 않았더라도 전쟁이 벌어진 해마다 포유동물 가운데 35%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참여한 미 프린스턴대 생태학자 롭 프링글은 몇몇 동물들은 교전이나 지뢰 폭발로 목숨을 잃지만 전쟁은 동물들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사회 및 경제 여건을 주로 변화시킨다고 말했다.


전쟁 지역 안에 있거나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가난하고 굶주리는 게 보통이다.
이들은 값비싼 코끼리의 상아를 노리거나 먹잇감으로 보호 대상인 동물 사냥에 나선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전쟁 기간 동물들을 보호할 재정이나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
대부분의 동물은 전쟁 기간 생존하기는 하지만 1983년부터 1995년 사이 두 차례 전쟁이 일어난 우간다의 한 동물보호구역 내 기린과 두 종류의 영양 전멸 사례를 포함해 모두 6차례 동물들이 전멸하는 일이 있었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한편으로는 개별적인 분쟁지역에서는 동물 개체 수가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
예를 들어 남북한 사이에 설정된 비무장지대(DMZ)는 야생동물 천국이다.
지난 70년 가까이 비무장지대는 사실상 동물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는 공원 역할을 해왔다고 다스킨은 말했다.
연구에 참여한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생태학자 케이틀린 게이너는 "아프리카의 경우 전쟁이 야생동물 개체 수 감소를 몰고 온 주된 요인"이라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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