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소집 불참 아동 파악에 일주일…경기교육청 '만만디' 눈총
(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경기도교육청이 공립초등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한 아동 현황을 파악하는데 지나치게 느긋한 태도로 일관해 무사안일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도교육청은 지난 5일부터 공립초등학교 1차 예비소집을 시작하고서 도내 25개 교육지원청에 초등학교 예비소집 불참 아동 수를 오는 19일까지 보고하라고 안내했다.
마지막 1차 소집이 12일에 완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숫자집계에 일주일의 여유를 준 것이다.
예비소집을 통한 불참 아동 파악은 재작년 경기 평택시에서 발생한 '원영이 사건' 이후 전국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8일 예비소집을 진행한 뒤 하루 만에 9일 불참 아동 수(1만2천173명) 집계를 마치고 10일부터 이들의 소재 파악에 들어갔다.
8일부터 예비소집을 진행한 충남도교육청도 이번 주 내로 불참 아동을 파악한 뒤 곧바로 아이들의 안전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원영 군은 2016년 1월 학교 예비소집에 불참한 지 한 달 뒤인 2월 친아버지와 의붓어머니 학대로 숨졌다. 이에 예비소집에 참여하지 않은 아동에 대해 당국이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원영 군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아동학대의 경우 피해자인 아동이 가해자보다 현저히 약자인 데다가 가해자가 아동의 보호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학대 사실을 숨기기 쉽다. 이런 점에서 예비소집은 교육 당국이 불참 아동의 소재를 파악해 숨어 있는 아동학대를 조기에 발견할 중요한 기회인 셈이다.
교육부는 원영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미취학·무단결석 관리·대응 매뉴얼을 만들고 1~2차례에 걸쳐 예비소집을 진행해 불참 아동을 중심으로 학대와 방임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이 없는지 실태를 파악했다.
올해도 교육 당국은 예비소집을 진행하고서 소재 파악이 안 되거나 부모와는 연락이 닿았지만, 아동과 직접 만날 수 없는 경우, 아동의 신변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경기도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 관계자는 "불참 아동 보고 시한인 19일은 최대한 늦춰서 잡은 것으로, 그 전에라도 집계해서 신속히 보고될 수 있도록 각 교육지원청과 논의하고 있다"라며 "경기도의 공립초 수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월등히 많고, 공사 등 학교 사정에 따라 예비소집이 5일부터 12일 사이에 진행되다 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도내 초등학교 취학 대상자(2011년 1월 1일~12월 31일생과 공동주택 입주 예정자)는 지난해 12월 기준 13만3천200여명이다. 도내 공립초는 1천200여개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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