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기다리는 최수빈의 정착과 성장
리베로 전향…다음 시즌 수비형 레프트로 활약 기대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수빈이를 다른 팀의 정통 리베로와 비교하면 안 됩니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의 당부다.
이정철 감독은 지난달 26일 전격 트레이드로 최수빈(24)을 KGC인삼공사에서 데려왔다.
창단 멤버인 채선아(26)와 레프트 고민지(20), 세터 이솔아(20) 등 신예를 내주고 최수빈과 박세윤(20)을 데려오는 2 대 3 트레이드였다.
가장 큰 목적은 레프트 최수빈을 리베로로 기용하려는 것이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우승을 뒷받침한 리베로 남지연(35)이 자유계약선수(FA) 보상선수로 흥국생명으로 떠나면서 리베로 기근을 겪었다. 레프트 채선아를 리베로로 전향했지만, 수비가 여전히 불안했다.
최수빈은 공격력도 있지만 수비가 탄탄한 레프트로, 리베로 임명옥(32·한국도로공사)이 KGC인삼공사 시절 부상으로 공백을 남겼을 때 대신 리베로 역할을 한 경험도 있다.
더욱이 최수빈은 발목 상태가 좋지 않아 KGC인삼공사에서 공격수로 많이 나서지 못하던 차였다.
이 감독은 최수빈에게 서브 리시브를, 기존 리베로 노란(24)에게 디그를 맡기고 있다.
이 감독은 최수빈에 대해 "언더 토스 자세는 좋다. 다른 자세는 더 늘어야 한다. 그러나 주 공격수에게 올려주는 언더 토스는 괜찮다"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했다.
이 감독은 최수빈에게 리베로로서 큰 기대치를 부여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6일 GS칼텍스전에서 최수빈은 리시브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집중타가 몰리다 보니 심리적으로 무너졌다"며 "예상은 했다. 사실 리베로에게는 서브를 안 때리는데, 노하우가 없는 리베로를 겨냥한 상대의 승부수가 통한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올 상황이라고 예상했다. 노란이 잘 버텨줘서 승리는 했지만, 최수빈이 겪어야 하는 문제다. 이를 계기로 수빈이가 심적으로 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이런 과정으로 최수빈이 한 층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발목 회복과 함께 수비 실력과 정신력이 함께 강해진다면 더 좋은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는 "올해는 발전을 기대한다. 다음 시즌에는 수비형 레프트로 쓰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통 리베로와 비교하는 것은 너무 과하다. 거쳐야 할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말했다.
새 동료들도 최수빈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있다.
주장 김희진은 "수빈이와는 같은 학교(추계초-중앙여중)에 있었다. 고예림(중앙여중·고)도 같은 학교였다. 수빈이 동기도 많다. 노란 등 동기(2012-2013시즌)들도 많다. 친구들이 많아서 적응을 빨리하고 있다. 선수들 적응은 끝났고 감독님 적응만 잘하면 될 것 같다"며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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