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통합전대" vs "개혁신당 개문발차"…국민의당 내홍 격화
찬성파, 반발 정면돌파 기조…통합추진협 회의 열며 속도전
반대파 "정체성이 핵심, 보수야합 안돼" 강경론…중재도 난망
'통합파 인사, 반대파 회의에 몰래 참석' 놓고 감정싸움 비화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과의 통합 찬반을 둘러싼 국민의당 내홍이 8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통합찬성파에서는 "1월 중 통합 전당대회를 열겠다"면서 당내반발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반대파에서는 "정체성을 훼손하는 보수야합은 안된다"며 별도로 추진하는 개혁신당을 '개문발차'식으로 창당할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중립파들의 중재 노력도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가운데, 안 대표 측으로 분류되는 의원의 보좌진이 반대파 비공개회의에 몰래 참석했다가 적발되면서 감정싸움도 격해지는 모습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추진협의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2차 공개회의를 열고서 양당의 통합 추진 일정을 조율했다.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정상적으로 통합절차를 밟아나가겠다는 것이 국민의당 통합찬성파의 생각이다.
세부계획 중 하나로 25일부터 공인인증방식을 적용한 전자사전투표를 진행한 뒤, 28일에 전당대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대표 측 관계자는 "반대파를 설득하려는 노력은 계속한다"면서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신당을 2월에 출범시키기 위해서는 1월 안에 국민의당 전당대회를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햇볕정책을 비롯한 정체성 논란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작은 차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통합 반대파에서는 "양당의 정체성 차이는 핵심"이라며 "안 대표가 정체성에 반하는 보수야합 합당을 하려는 것이 문제"라고 반발을 이어갔다.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대변인인 최경환 의원은 이날 오전 운동본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이같이 비판하면서 "이렇게 막무가내로 합당을 진행한다면 우리는 개혁신당 창당을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안 대표의 '선(先) 사퇴'를 전제로 한 중재안에 대해서도 "안 대표가 받아들일 리 없는 방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지원 전 대표는 KBS라디오에 나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정체성을 강조하면서 아직 통합을 확정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유 대표의 생각이 옳다"며 통합불가론을 폈다.
그는 "일부에서 박·천·정(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 얘기를 하거나 호남·비호남 구도로 접근하는 것은 옛날로 회귀하는 일"이라며 "그런 소아병적 해석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개혁신당 창당에 대해서는 "설사 원내교섭단체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의원 수로 출발하더라도, 즉 '개문발차'를 하더라도 결국은 (의원들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극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이날 당의 공개회의에서도 찬성파와 반대파의 충돌이 빚어졌다.
통합 반대파인 박주현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합당에 대한 당원과 국민의 지지가 있으니 절차는 중요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는데, 그야말로 독재적 발상"이라며 "합당 시너지 효과가 없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면 합당을 중단하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찬성파인 이태규 의원은 "투표로 확인된 당원 의사를 무시하는 것은 당원을 깔보는 행위"라고 비판했고, 이태우 최고위원도 박주현 의원을 겨냥해 "방향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비례대표 제명요구를 하는 대신 의원직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달라"라고 꼬집었다.
이날 손학규 상임고문이 언론 인터뷰에서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을 낸 것을 두고도 설전이 벌어졌다.
찬성파인 장진영 최고위원은 "손 상임고문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호남도 박수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론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반면 반대파인 조배숙 의원은 "손 상임고문의 현실정치 복귀 신호는 환영한다"면서도 "합당의 대상인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냉전적 보수적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호남이 박수칠 일은 절대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통합반대파인 '국민의당 지키기 운동본부' 회의에 안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김중로 의원의 보좌관이 몰래 들어왔다가 퇴장조치를 당하는 등 양측의 충돌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습도 보였다.
운동본부 최 대변인은 이를 두고 정치적 도의를 어긴 것이라고 비난하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통합파에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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