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피겨 아시아계 강세…평창행 남녀싱글 6명 중 4명이 中·日계
'점프 머신' 네이선 천·'두 번째 올림픽' 나가수 등 美대표 선발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미국 피겨스케이팅에서 아시아계 선수들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평창동계올림픽에 오는 미국 피겨 남녀 싱글 대표 6명 가운데 4명이 중국계 또는 일본계다.
미국은 7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끝난 미국피겨선수권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평창올림픽에 출전한 남자 싱글 대표 3명을 발표했다.
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한 네이선 천과 3위를 한 빈센트 저우, 4위 애덤 리펀이 올림픽 출전의 영광을 안게 됐다.
선수권대회 2위에 올랐던 로스 마이너는 기존 국제대회 성적 등을 고려해 예비명단 2순위로 밀렸다.
3명의 올림픽 대표 가운데 평창올림픽 강력한 금메달 후보인 '점프 머신' 네이선 천과 빈센트 저우는 모두 중국계다.
천은 유타 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저우는 새너제이에서 중국인 부모 아래 태어나 자랐다.
앞서 발표된 여자 싱글 올림픽 대표 3명 중에도 2명이 아시아계다.
선수권대회에서 브레이디 테넬에 이어 2위를 차지해 2010년 밴쿠버올림픽 이후 8년 만에 다시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미라이 나가수는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본인 이민 2세로 태어났다. 부모는 미국에서 초밥집을 운영한다.
선수권대회 3위였던 캐런 전(18) 역시 대만 이민자 가정의 자녀로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에서 태어났다.
이와 함께 아이스댄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마이아 시부타니와 알렉스 시부타니 남매도 일본계 부모를 뒀다.
미국 피겨스케이팅을 제패한 아시아계 선수들은 이전에도 있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일본계 이민 3세였고, 다섯 차례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미셸 콴은 홍콩에서 이민 온 부모로부터 미국에서 태어났다.
이들이 물꼬를 튼 아시아계 피겨선수들의 돌풍은 최근에 더욱 강해졌다.
지난해 미국선수권대회에서는 네이선 천과 캐런 전이 나란히 우승을 차지하며 처음으로 아시아계 선수들이 남녀 싱글을 동시에 제패하기도 했다.
미국올림픽위원회 웹사이트(www.teamusa.org) 기사에 따르면 지난 시즌 미국 피겨 남녀 싱글 상위 38명의 선수 가운데 15명이 아시아계다. 전체의 39%로, 전체 미국 인구에서 아시아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6% 미만인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큰 비중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어린 시절 야마구치나 콴의 활약을 보며 피겨의 꿈을 키워왔다.
당시 기사에서 캐런 전은 "어린 시절 미셸의 연기를 보고 또 보면서 감탄했다"며 "수줍은 아이였던 내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네이선 천은 "아시아 아이들이 이제 자신들이 스케이트를 잘 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게 됐다"며 "정말 멋진 일"이라고 평가했다.
mihy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