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5년 연속 AI 발병에 골머리…보상비만 1천700억
2011∼2017년간 살처분 2천330만 마리
(포천=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축산 당국이 매년 강화된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최근 5년 연속 겨울이면 어김없이 AI가 발생하고 있어 닭과 오리 사육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에서는 2011년부터 이번 AI 사태 전까지 모두 5차례 AI가 발생했다.
2011년 1월 8일∼5월 16일 안성 등 10개 시·군에서 H5N1형 고병원성 AI가 발병, 86개 농가의 닭과 오리 234만3천 마리가 땅속에 묻혔다.
2014년에도 1월 28일∼6월 24일 안성·평택·화성·이천 등 4개 시·군에서 H5N8형 AI가 발병해 69개 농가의 가금류 292만8천마리를 살처분 했다.
2015년에는 1월 13일∼5월 22일 포천 등 7개 시·군에서 H5N8형이 발병해 214만1천 마리를 매몰 처분했다.
2016년에는 3월 23일∼4월 5일 이천과 광주 2개 시·군에서 1차 발병한 뒤 11월 20일 양주 산란계 농가를 시작으로 지난해 3월 3일까지 H5N6형 AI가 14개 시·군으로 확산하며 207농가의 닭과 오리 1천588만 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최대 피해가 발생했다.
살처분에 따른 보상비로만 모두 1천694억5천만원이 투입됐다.
매년 AI 사태가 반복되자 정부와 지자체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에는 한 달 앞당긴 10월 1일부터 AI 발생에 준하는 방역에 들어갔다.
분뇨처리를 사육농가 마음대로 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달걀 출하도 환적장을 통해서만 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난 3일 포천에서 또 고병원성 H5N6형 AI가 발생하며 예전 사태가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해당 농가는 지난 2016년 11월 22일 AI가 발생해 사육 중인 닭을 모두 살처분하고 농림축산식품부 검역본부의 승인 등 엄격한 절차를 거쳐 지난 8월 재입식해 농가를 운영 중이었다.
해당 농가는 지난해 4월 14일 경기지역 AI가 종식된 뒤 4개월에 걸쳐 재입식 절차를 밟았다.
농가의 세척 소독을 거쳐 시의 점검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이에 농식품부 검역본부에 재입식 허가를 신청, 검역본부의 현장 실사를 받았다. 이후 21일간 시험 가축을 기르며 주 1회씩 3차례 이뤄진 검사도 무사히 통과했다.
이 농가의 주인은 지난해 AI 사태를 겪은 뒤 주위에서 '과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방역에 몰두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결과는 재입식 5개월 만에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어렵게 들여온 19만7천마리 닭을 모두 살처분 하게 됐다.
이에 대해 포천시 관계자는 "역학조사가 나와야 어느 정도 원인 규명이 되겠으나 나름대로 방역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모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농가 인근에 큰 저수지가 있는 데다 500∼700m 떨어진 곳에 석산과 계분공장이 있어 이곳에 출입하는 차량이 농가 앞을 수시로 지나다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AI 사태는 지난해 11월 20일 전북 고창을 시작으로 정읍·나주·영암·고흥 등 전남과 전북 9개 오리농장에서 H5N6형 AI가 발병했으며, 포천 산란계 농가에서도 고병원성 H5N6형 AI가 발생해 전국 확산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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