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 이철환의 그림 에세이 '마음으로 바라보기'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베스트셀러 '연탄길'로 유명한 이철환 작가가 새로운 그림 에세이 '마음으로 바라보기'(자음과모음)를 냈다.
판다 가족에 관한 슬픈 동화 한 편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법'에 관한 8가지 우화를 담았다. 또 이야기를 아름다운 이미지로 표현한 작가의 그림 163점이 함께 실려 글과 어우러진다.
저자는 각박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현대인들에게 마음의 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음의 힘'을 가진 사람은 자신의 밖에서 정한 기준을 따라가려고 전전긍긍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자신을 긍정할 수 있으며, 타인이 함부로 내게 던진 시선과 말에 쉽게 무너지지 않고 당당해질 수 있습니다. '마음의 힘'을 가지고 있을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고 부질없이 애쓰지 않을 수 있으며 나를 쓰러뜨리려는 것들과 용감하게 맞서 싸울 수도 있습니다." (8쪽)
작가가 들려주는 판다 가족의 이야기는 이렇다. 산속 동굴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던 어미 판다와 두 마리의 새끼 판다. 겨울에 눈이 계속 오고 어미는 먹을 것을 찾아야 하지만, 동굴 밖으로 나서지 않고 나무 위에 올라가 먼 곳만 바라봐 다른 동물들로부터 '이상하다'는 시선을 받는다. 동물들은 어미 판다에게 이유를 물어보지도 않고 '새끼들을 죽일 셈이냐'며 어미 판다를 비난한다. 그러나 어미 판다의 속사정은 따로 있다. 눈밭에 어미 판다의 발자국이 찍히면 사냥꾼들이 그 자취를 쫓아 새끼들을 잡으러 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밖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다. 실제로 어미 판다가 먹이를 구하러 나간 어느 날, 사냥꾼들이 어미 판다의 발자국을 보고 찾아와 새끼들을 잡아간다. 새끼들을 잃은 어미 판다는 슬픔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다른 동물들은 역시 그런 어미 판다를 이해하지 못한다.
저자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썼던 어미판다는 절망과 외로움과 배고픔과 추위 때문에, 무엇보다도 주변의 무관심 때문에 죽은 것"이라며 "어미판다는 어쩌면 우리의 자화상인지도 모릅니다. 어미판다의 사정도 모르면서 먼발치에 서서 어미판다를 조롱하기만 했던 숲속 친구들의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자화상인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우리는 지금 이토록 사납고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때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이지만 어떻게든 우리는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라며 마음으로 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304쪽. 1만5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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