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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첫 체류 작품활동 인도 미술 거장 름 팔라니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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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첫 체류 작품활동 인도 미술 거장 름 팔라니압판
선과 색감으로 시간·공간·우주의 운동 함축…"근원 찾고 싶어"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인도 미술의 거장인 름 팔라니압판(Rm. Palaniappan)이 부산에서 2개월 동안 체류하며 작품활동에 전념했다.


팔라니압판은 미국·영국·독일 등 전 세계에서 레지던스 작가로 활동했지만, 한국에서 직접 미술작품을 완성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로 선(Line)과 색감(Color)으로 시간과 공간 그리고 우주의 운동을 함축한 그의 작품세계는 인도는 물론이고 다른 나라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작품은 크리스티, 소더비, 오시안, 본함스, 비드앤해머 등 각종 경매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영박물관,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옥스퍼드 대학, 신시내티 예술박물관, 미국 워싱턴 의회, 뉴델리 라릿칼라 아카데미 등에도 그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팔라니압판은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 초청으로 지난 10월 말 한국을 찾아 국내 유적지를 둘러보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부산에서 보냈다.
지난달 28일 부산 기장군에 있는 한 작업장에서 마무리작업에 열중하는 팔라니압판을 만날 수 있었다.
팔라니압판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단순히 느낌을 받아서 작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새로운 작품을 통해 새로운 느낌을 녹여내는 것에 신경을 집중했다"고 말했다.
그는 "작품에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핵심과 근원을 찾고 싶어하는 노력을 주변에서 인정해주는 것 같다"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팔라니압판은 1957년 인도 남부에 있는 타밀나두에서 태어났다.
예술 분야 사업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미술을 접할 수 있었다.
미술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고 산업디자인(도자기)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1991년 미국으로 건너가 석판 인쇄를 공부했고 1996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서 레지던스 화가 생활을 했다.
인도·영국·미국 등에서 미술작가상을 받았고 프랑스·독일·미국문화단체와 호주 외무부, 미국 내 예술대학, 영국 왕립예술대학 등에서 초청이 이어질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그는 인도 남부도시 첸나이에 있는 국립 라릿칼라 아카데미 원장을 지냈다.
어렸을 때부터 수학과 물리를 좋아했던 그는 시간과 공간, 빛과 움직임에 관심을 가졌고 수학과 기하학을 시각화했다.
많은 작품활동을 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지금은 시각적인 도구인 선으로 우주의 철학적인 본질을 표현하는 데 관심을 가지면서 영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의 작품 노트에는 수학에서 나오는 도형처럼 언뜻 보기에 알 수 없는 기하학적 그림이 빼곡히 그려져 있었다.
팔라니압판은 "부산에 와서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정리한 그림 밑작업(드로잉)만 1만장이 넘는다"며 "완성된 작품보다 이러한 드로잉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자신의 드로잉을 보여주면서 "부산에 와서 보니 고층건물과 터널이 많이 생겼다"며 "뾰족한 부분은 산이고 둥근 부분은 터널이다"고 설명했다.
두 달 동안 작품활동에만 집중했고 한국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받은 영적인 느낌을 표현한 10개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한국미술과 인도 미술을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그는 "둘 다 전통에 기반을 두고 실험적인 미술을 하는 측면에서 비슷한 점이 있다"며 "두 나라 문화와 생활스타일의 차이로 작가들이 영감을 받아들이고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서는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팔라니압판은 지난달 부산에서 케이아트국제교류협회가 마련한 부산국제아트페어에 참가해 작품을 전시했다.
그는 "전시회는 며칠 지나면 사라지지만 결국은 마음속에 작품을 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인도 작가들이 한국에서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3일 출국하는 그는 오는 4월과 10월 다시 방한해 서울과 부산에서 전시회를 할 예정이다.
c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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