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탈리아 도착 난민, 총 11만9천 명…전년비 3분의 1↓
리비아 지원 정책 효과 발휘…난민구조 NGO '옥죄기'도 영향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리비아 당국이 작년 하반기부터 난민 밀입국업자들을 단속한 덕분에 작년에 바닷길을 통해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이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 해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약 11만9천 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의 18만1천 명에 비해 약 3분의 1 줄어든 수치다.
이탈리아 유입 난민은 작년 6월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해 역대 최다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됐으나, 리비아 당국이 하반기부터 난민 밀입국 업자 단속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 추세가 반전됐다. 작년 7월 이래 이탈리아에 도착한 난민은 전년 대비 3분의 2 이상 급감한 바 있다.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회견에서 "리비아와의 협약이 (난민 위기의)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발빠르게 인식한 덕분에 난민 유입을 통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14년 이래 60만 명의 난민이 쏟아져 들어오며 난민 부담에 몸살을 앓아온 이탈리아는 불법 난민 억제를 위해 지난 7월 유엔의 지지를 받는 리비아 통합정부와 협정을 맺고 리비아 영해에 해군 함정을 파견, 난민 밀입국 업자를 단속하는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활동을 측면 지원해 왔다.
또한, 이탈리아와 리비아 통합정부의 협정에 따라 난민이 드나드는 중추 도시인 리비아 서부 해안도시 사브라타 등에서 실권을 잡고 있는 현지 무장 세력이 불법 난민 밀입국업자들의 난민 송출을 적극 저지하고 있는 점도 이탈리아행 난민 급감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리비아에 대한 지원 강화와 함께 지중해 난민 구조에 있어 큰 역할을 담당해온 비정부기구(NGO)가 과도한 구조활동을 펼치지 못하도록 NGO가 지켜야 할 수칙을 담은 행동 규약을 제시하는 등 이탈리아 정부가 비판을 무릅쓰고 감행한 NGO '옥죄기' 전략도 난민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인식된다.
지중해 난민구조 NGO들과 국제 인권 단체들은 이탈리아의 난민 억제 정책으로 인해 유럽행을 원하는 난민들이 리비아에 발이 묶인 채 폭행, 고문, 강간, 강제 노역 등 인권 유린에 처해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3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이탈리아 정부로서는 난민에 대한 적대적인 여론이 급부상해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난민 차단을 위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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