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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는 평창] ⑨ 누워서 즐기는 시속 140㎞ '쾌속 질주' 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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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보는 평창] ⑨ 누워서 즐기는 시속 140㎞ '쾌속 질주' 루지
보호장구·브레이크 없이 몸과 다리로 썰매 조종…'1천 분의 1초' 싸움
절대 강자 독일…1964년 올림픽 정식 종목 후 전체 메달 58% 독식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자리한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썰매 3개 종목이 열린다.
앉아서 타는 썰매 봅슬레이, 엎드려 타는 썰매 스켈레톤, 그리고 누워서 타는 썰매 루지가 한겨울 짜릿한 쾌속 질주의 청량감을 동계올림픽 팬들에게 선사한다.
루지(Luge)는 썰매라는 뜻의 프랑스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홈페이지에서 16세기에 스위스에서 성행해 스포츠로 발전한 종목이라고 루지를 소개한다.
최초의 국제 대회는 1883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렸다. 다보스와 클로스테르스 마을 4㎞ 구간의 얼음 위를 가장 먼저 완주하는 사람이 챔피언이 됐다.
봅슬레이와 달리 루지와 스켈레톤엔 제동장치도, 보호장구도 없다. 내리막 빙판 위를 내려오면서 훈련으로 체득한 육감과 반사 신경으로만 썰매를 조종해야 한다.
루지 선수들이 맨몸으로 느끼는 레이스 속도는 평균 시속 140㎞로 알려졌다.
오스트리아의 마누엘 피스터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앞서 캐나다 휘슬러 트랙에서 열린 대회에서 역대 최고인 시속 154㎞를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루지는 1964년 인스브루크 동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고, 남녀 싱글(1인승), 더블(2인승·남녀 구분 없음), 팀 릴레이 등 4개의 금메달이 걸렸다. 팀 릴레이는 4년 전 소치 대회에서 도입됐다.
싱글은 이틀간 4번 주행 기록을 합산해 메달 주인공을 가린다. 더블은 하루 2번의 기록으로 시상대의 주인공을 정한다.
팀 릴레이는 여자 1인승∼남자 1인승∼더블 순으로 트랙을 주행한 뒤 합산 기록으로 순위를 결정하는 종목으로 앞 주자가 결승선 터치 패드를 치면 후발 주자가 출발한다.
메달 색깔이 1천 분의 1초 차이로 갈릴 만큼 경쟁이 치열한 기록 종목이다.
루지는 크게 몸통인 포드, 강철로 제작된 썰매 날인 러너, 그리고 다리 사이에 끼워 썰매 방향을 조종하는 쿠펜 등 세 부분으로 이뤄진다.
썰매의 중량은 1인승 최대 25㎏, 2인승 최대 30㎏이다.
스타트 라인에서 썰매에 앉은 선수들은 출발선 양쪽에 설치된 손잡이를 잡고 앞뒤로 밀고 당기며 탄력을 이용해 힘차게 출발한다.
출발과 동시에 손가락 끝 또는 마디에 약 4㎜ 길이의 스파이크가 장착된 양손 장갑을 활용해 트랙 얼음 바닥을 뒤로 밀어내며 추진력을 높이고 나서 일정 속도에 오르면 썰매에 누워 본격적인 레이스를 치른다.
특별한 보호장구가 없는 만큼 머리와 눈을 보호하는 헬멧, 고글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트랙 밖으로 썰매가 튀어나오지 않도록 좌우의 벽 높이 50㎝ 이상으로 설계된 트랙에서 선수들은 13∼16개 커브를 지난다.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센터의 규격은 트랙 길이 1천201∼1천344m, 출발점과 결승점의 표고 차 95∼117m, 평균 경사도는 8.97%∼9.69%다. 커브는 16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직선 같으면서 곡선 같은 커브가 몇 개 숨어 있고, 코스의 난도는 세계 여타의 것과 비교해 중상 수준이라고 조직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급격한 경사를 이루는 9번째 커브와 중력 가속도의 5배에 달하는 압력을 받아 속도가 최고로 상승하는 12번째 커브가 난코스로 평가받는다.
트랙 길이와 표고 차 등이 다른 이유는 남자 싱글 종목 선수들이 좀 더 높은 곳에서 출발해 약간 더 긴 트랙에서 주행하기 때문이다. 여자 선수들과 더블 선수들의 트랙 규격은 같다.



루지는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산악 지형 국가에서 태동했지만, 올림픽에서 가장 압도적인 성과를 낸 나라는 독일이다.
'독일=루지' 일 정도로 독일은 과거 동독과 서독으로 나뉜 시절부터 루지에서 초강세를 보였다.
독일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31개, 은메달 23개, 동메달 21개 등 총 75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전체 메달 129개 가운데 58%를 독일 한 나라가 쓸어담았다.
소치 대회에서 처음으로 열린 팀 릴레이 금메달도 당연히 독일의 몫이었다.
독일 남녀 선수들이 한 종목 시상대 세 자리를 모두 점령한 적도 7번이나 된다.
게오르그 하클은 1992 알베르빌 대회부터 1994 릴리함메르, 1998 나가노 대회까지 3회 연속 남자 싱글을 휩쓸었다. 이 종목에서 은메달도 2개를 보탠 하클은 역대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이다.



그의 배턴을 이어받은 독일의 펠릭스 로흐(29)는 평창에서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3연패에 도전한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한 로흐는 4년 후 소치 대회에선 남자 싱글과 팀 릴레이에서 2관왕에 올라 벌써 금메달 3개를 수집했다.
그는 평창에서 2회 연속 2관왕 달성으로 통산 금메달을 5개로 늘릴 태세다.
로흐의 앞길을 막을 선수로는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올 러시아의 로만 레필로프(22)가 꼽힌다.
cany99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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