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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카자흐스탄 집중 투자…'일대일로' 박차
러시아 위기감…"러시아 지배 벗어나 중국 예속 반대"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중국이 유럽 등지의 수출 물류 전진 기지로 카자흐스탄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선박을 이용할 때보다 물류비용이 현격히 낮은 것은 물론이고 러시아 지배력 견제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제품을 보낼 때 바닷길을 이용하면 45일에서 50일이 걸리지만 내륙 철도나 트럭을 이용하면 이 기간이 절반 정도로 줄어든다.
중국 국영 중국원양운수총공사(COSCO)는 지난 여름 중국 국경과 인접한 카자스흐탄의 한 지역의 '내륙 항만'(dry port) 지분 49%를 사들였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지역은 서리로 뒤덮인 아스팔트와 철길, 그리고 창고가 줄지어 서 있는 황량한 곳이다.
게다가 바다에서는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곳은 이제 더 이상 외지가 아니다.
중국에서 만든 크레인이 선박 대신 기차에 컨테이너를 실어나르고 있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이 새로운 세계 교역의 선구자로 도약하려고 손을 맞잡고 있는 곳이다.
중국은 광역 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에 1조 달러(1천70조원 상당)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중국 제품의 유럽 등지의 수출 확대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일대일로의 중심지가 바로 카자흐스탄이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세계 수출 노선의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오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카자흐스탄을 근본부터 뒤흔드는 한편 이 지역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고 믿는 러시아에게는 위기감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카자흐스탄 내륙 항만인 호르고스는 이 지역 교통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지 가운데 한 곳인 호르고스에서는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신도시 뉘르켄트에는 아파트와 학교, 유치원, 철도 근로자들과 크레인 기사들을 위한 상점이 들어서고 있고 무료 주택이 제공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주민은 1천200명이지만 계획대로라면 향후 10만 명 이상의 주민들이 거주하게 된다.
호르고스 내륙 항만 운영회사 최고책임자(CEO) 자슬란 캄진은 "이곳이 푸대접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오아시스이고 미래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바보가 아니다"면서 "중국 기업들은 이곳에 투자하면 향후 5년에서 10년 사이 이윤을 남기고 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르고스의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은 10만 개였지만 2020년에는 50만 개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물동량은 해상 물동량에 비해 1%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에는 호르고스가 주요 내륙 항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호르고스 북부는 중국과 구(舊)소련이 1969년 국경 분쟁을 일으킨 곳이다.


카자흐스탄은 1991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뒤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서 러시아의 지배력으로부터 점차 벗어나고 있다.
2009년에는 중국과 카자흐스탄 사이 송유관이 완공되면서 러시아 국영 송유관 회사인 트란스네프트의 독점 체제가 무너졌다.
독립 이후 계속 권좌에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옛 실크로드 부활을 제의했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를 수용하고 확대 발전시켰다.
이를 놓고 중앙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지배력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동시에 러시아 지배에서 벗어난 카자흐스탄이 다시 중국 지배를 받아 위성국가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카자흐스탄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지난해 외국 투자자들에게 토지 장기임대를 허용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이에 반대하는 가두시위에 한 걸음 물러나 이를 보류했다.
카자흐스탄에 투자한 중국인들은 이에 불구하고 중국의 행진(march)은 계속될 것으로 믿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방해도 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이 카자흐스탄을 가로지르는 운송로를 완공하면 유럽과의 수송 비즈니스를 결국 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에 대응하는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창설을 제의하면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지지했다.
푸틴 대통령은 2015년부터 화물운송 열차나 트럭이 까다로운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를 지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반해 2014년 크림 반도 합병 시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내렸던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 식료품 등 수출품의 수입과 러시아 경유를 차단한 바 있다.
kyung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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