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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막히고 소화전은 창고로…목욕탕 화재 안전불감증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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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 막히고 소화전은 창고로…목욕탕 화재 안전불감증 여전
서울시, 319곳 불시 소방특별조사…330건 적발해 과태료 등 행정처분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지난달 29명의 희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이후에도 서울 시내 목욕탕과 찜질방 가운데 일부 업소는 여전히 화재에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지난달 22∼28일 시내 목욕탕과 찜질방 등 319곳에 대해 불시 소방특별조사를 실시한 결과 120곳에서 330건의 소방 관련 법규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고 2일 밝혔다.
본부는 "제천 화재 당시 2층 여성사우나에서 큰 인명 피해가 난 점을 고려해 소방특별조사반 72개 반 144명에 여성소방공무원을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조사반은 ▲ 화재경보설비 정상 상태 유지관리 ▲ 피난통로 장애물 설치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봤다.
그 결과 319곳 가운데 120곳에서 피난통로를 합판으로 막아 비상 통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하거나, 옥내소화전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등 위법사항 330건이 적발됐다. 이에 따라 46곳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고, 74곳에는 시설물 원상복구 조치 명령을 내리고 관계 기관에 통보했다.
구체적으로는 목욕탕이나 찜질방에서 비상구로 나가는 피난통로에 장애물을 방치하거나 합판을 설치해 화재 시 대피를 못 하도록 한 경우가 38건이었다. 방화문에 이중 덧문 또는 유리문을 설치해 방화문을 열고 나갈 수 없게 한 곳도 7건이나 됐다.

한증막이나 탈의실에 피난구 유도등을 설치하지 않거나, 철거한 상태로 둔 곳은 8건이었다.
또 방화문을 목재로 교체한 곳 1건, 영업장 내부 구조를 임의로 변경한 곳 5건, 수신기 정지 2건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 밖에 유도등 점등 불량, 스프링클러 헤드 불량 등 269건의 법규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본부 관계자는 "목욕탕이나 찜질방은 탕비실·탈의실·휴게실·수면실 등 여러 용도로 나뉘어 있어 내부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화재로 연기가 차면 내부 구조에 익숙한 사람이라도 피난통로를 찾기가 매우 어렵다"며 "건물 소유주나 관계인은 피난통로에는 장애물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방화문에 덧문을 설치하는 것은 모두 소방 관련 법령 위반"이라며 "비상구 문은 피난 방향으로 밀어 열 수 있어야 하는데, 덧문은 당겨서 열어야 하는 구조라 사람이 몰리면 몸을 피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본부는 앞으로 필로티형 주차장에는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용접 작업 시 불티가 튀지 않도록 하는 안전망을 반드시 설치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불법 주정차 단속과 소방통로 확보 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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