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추천 사외이사 재부상…3월 금융권 주총 이목 집중
KB노조, 복수 사외이사 추천 추진·KEB하나노조, CEO 리스크 지적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3월에 열릴 금융권 주주총회가 노동조합 추천 사외이사 등 이슈로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금융권 노동조합들은 벌써부터 목소리를 내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KB노조)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선임안과 정관변경안을 재차 상정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복수의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KB노조는 지난해 11월 주주제안을 통해 하승수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지만, 찬성률이 17.78%에 그쳐 부결 처리됐다.
당시 KB금융그룹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찬성 의결권을 행사한 데다가 문재인 정부의 노동이사제 추진과 맞물리면서 이 안건은 금융권의 화두로 떠올랐다.
KB노조는 하 공동대표만 단일 후보로 올렸던 지난해와 달리 올 3월에는 2명의 복수 후보를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최대 30명까지 둘 수 있으므로 복수 후보 추천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노조는 이를 위해 이달 말까지 적격 후보를 물색 중이다.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하 공동대표의 경력과 사외이사 구성원 간 전문성 중복을 문제 삼았던 것을 고려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후보를 찾고 있다.
KB노조 관계자는 "지난번에 ISS가 문제 삼았던 정치 경력과 전문 분야가 겹친다는 지적을 모두 피해갈 수 있는 인물을 탐색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관변경안도 지난해 11월 안건을 손질해 재상정한다.
KB노조는 당시 대표이사가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감사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평가보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 6개 위원회의 위원이 될 수 없도록 정관 변경을 요청했다.
이번에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만 대표이사를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가 노조가 제안한 정관변경안에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사추위 독립성 보장에는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노조가 주축이 된 하나금융지주[086790]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의결권 자문사 ISS에 의견서 제출을 준비 중이다.
주주들에게 하나금융지주 주가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이면에는 이른바 'CEO 리스크'가 있다는 점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최근 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와 경영승계 과정에 대한 지적을 잇달아 내놓자 이는 결국은 하나금융을 정조준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쏟아져 나왔다. 이를 ISS와 주주에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금융의 사업이 KEB하나은행에 편중돼 있고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합병 이후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는 점 등이 문제로 남아있다고 공투본은 지적했다.
공투본 관계자는 "당장 3월 주총에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주주 관점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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