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한 권씩" 독서일기의 재미…'읽어본다' 5권 출간
난다 기획 시리즈…책방 주인·편집자·시인·기자 등의 다채로운 독서일기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문학계의 마당발이자 열혈 편집자, 별난 시인인 김민정 난다(문학동네 계열사) 대표가 특별한 일을 벌였다. 늘 참신한 기획으로 문학과 출판의 외연을 넓혀온 그가 이번에는 '독서일기의 대중화'를 기치로 내걸고 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독서일기 5권을 한꺼번에 책으로 냈다. '읽어본다' 시리즈의 탄생이다.
김민정 대표는 30일 연합뉴스에 "나도 책을 많이 읽지만, 언젠가부터 기억을 잘 못 하게 되더라. 기록하는 습관을 잃어버려 그런 것이다. 하루에 조금씩이라도 책을 읽은 기록을 남기고 일상 속에서 책과 같이 노는 모습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번 '읽어본다' 시리즈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 기획을 하면서 우선 책과 가까운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아무래도 매일 책을 보고 만지는 사람들부터 독서일기를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렇게 섭외된 필자가 서점 '책방무사'를 운영하는 뮤지션 요조('눈이 아닌 것으로도 읽은 기분'), 다독가로 유명한 장석주·박연준 시인 부부('내 아침 인사 대신 읽어보오'), 북카페 '카페꼼마'의 장으뜸 대표와 문학동네 편집자 강윤정 부부('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인터넷서점 예스24의 김유리 MD와 매일경제 문화부 김슬기 기자 부부('읽은 척하면 됩니다'), 응급의학과 의사이자 에세이스트인 남궁인('차라리 재미라도 없든가') 등이다.
이들은 모두 지난 1월 1일부터 6월 30일까지 매일 책 한 권에 관한 일기를 썼다. 1년 365일 치를 묶기엔 분량이 너무 많아 반년으로 잡았다고 한다. 부부들의 경우는 두 사람이 매일 각자 한 편씩 써서 6개월 분량만 해도 400쪽이 넘는다. 두 사람이 공통으로 읽은 책도 있지만, 대부분 독서 목록이 달라 합치면 300권이 넘는 책을 소개하게 된다.
이들의 '책 사랑'과 매일 기록을 남기는 노고가 쌓여 만들어진 이 5권의 책은 읽는 재미가 기대 이상으로 쏠쏠하다. 책과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서가에는 어떤 책들이 꽂혀 있을까', '다른 이들은 요즘 어떤 책을 읽을까'에도 관심을 두게 마련인데, 이 '읽어본다' 시리즈는 그런 호기심을 채워준다. 또 '내가 읽은 책을 남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하는 궁금증에도 답을 준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을 매력적으로 소개하는 글을 통해 그 책을 따라 읽게 된다면 가장 큰 수확일 것이다.
대체로 2017년 나온 신간들이 많이 소개되고 여러 필자가 공통으로 찬사를 보내는 작품도 여럿, 눈에 띈다. 또 신간뿐 아니라 각자의 책장에 꽂힌 고전들도 다시 꺼내보는 책으로 소개된다.
일기라는 형식으로 쓴 글이므로 저자들 각자의 개성과 취향도 확연히 드러난다. 책과 관련된 일을 업으로 삼은 이들의 삶이 대략 어떠한지도 엿볼 수 있게 된다.
김민정 대표는 "책을 즐겨 읽고 또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모르는 이들에게 귀한 책의 메뉴판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또 "이제 특별한 특정 사람들 말고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 생활화하는 독서일기가 대중화되어야 책 시장이 다양해지고 책 문화가 풍요로워지며 책 인구가 팽창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장기적인 운동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각 권 1만5천 원.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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