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부상에도 투혼 발휘한 이승현, 농구대잔치 MVP 영예
이틀 전 왼쪽 발목 다치고도 36분 넘게 뛰며 더블더블
(성남=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뛰어야죠, 제가 또 성격상 그런 게 안 됩니다."
짧은 머리의 이승현(25·197㎝)이 군인다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승현은 28일 경기도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2017 신한은행 농구대잔치 대회 마지막 날 남자부 연세대와 경기에서 10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상무의 84-70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승현은 고양 오리온에서 뛰던 2015-2016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이후 두 번째로 MVP 영예를 안았다.
특히 이승현은 이틀 전 조선대와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치고도 이날 36분 53초를 뛰며 투혼을 불태웠다.
이훈재 상무 감독은 "사실 걱정이 많았는데 선수 본인이 내색하지 않고 준비를 해서 나왔다"며 "선수들이 파이팅 있게 경기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줬다"고 칭찬했다.
올해 5월 입대한 이승현은 "선임 형들도 있는데 이렇게 MVP를 받아 영광"이라며 "대학 선수들과 경기였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고 우승까지 차지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에서 뛸 때부터 원래 발목이 좋지 않았던 그는 "이번에 다친 곳도 안 좋은 쪽인 왼쪽 발목"이라며 "그래도 성격상 사명감으로 참고 뛰었다"고 털어놨다.
이승현은 '지금 일병이 됐느냐'는 물음에 "일병 이승현"이라고 관등성명을 대며 "벌써 7개월 정도 됐는데 농구 선수 이전에 군인이라는 생각으로 군 생활도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승현이 빠진 오리온은 리그에서 9위에 머물며 그의 공백을 절실히 느끼는 중이다.
그는 "부대에서도 농구 중계를 시청하는데 그래도 선수들이 열심히 잘 해주고 있는 것 같다"며 "부상 선수들이 자꾸만 나와 안타깝지만 저도 상무에서 잘 준비해서 다음 시즌에 복귀하겠다"고 다짐했다.
상무는 새해 1월 2일에 D 리그 결승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승현에게 '발목도 안 좋은데 그 경기도 뛸 것이냐'고 묻자 "시즌 마지막 경기인데 당연히 뛰어야죠"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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