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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거기선 행복해'…제천 합동분향소 애절함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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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거기선 행복해'…제천 합동분향소 애절함 가득
'이런 비극 다신 없게…안전한 대한민국 만들어달라' 포스트잇
희생자 구조 못 한 자책성 글도…"종일 눈물, 아내 너무 그리워"

(제천=연합뉴스) 윤우용 이승민 기자 = '엄마 거기에선 행복해. 하고 싶었던 거 다해 사랑해', '더 이상 대한민국에 이러한 일이 안 일어나길…이민 가는 생각이 안 들길 간절히 빌어 봅니다'

제천 스포츠센터 참사 희생자 29명의 위패가 모셔진 제천체육관 합동분향소 입구에 설치된 화이트보드에 빼곡히 붙은 포스트잇의 추모 글귀다.
어린이가 삐뚤빼뚤하게 적은 추모글부터 예기치 못한 참사로 사랑하는 엄마, 딸, 이모, 아내, 친구를 떠나보내야 했던 이들의 슬픔과 애틋함, 그리움이 담긴 글들로 가득했다.
희생자의 넋을 기리기 위해 멀리서 찾은 조문객들이 남긴 글도 눈에 띄었다.

화이트보드에는 화마로 엄마를 잃은 이들의 아픈 사연이 많이 띄었다. 희생자 29명 가운데 20명이 2층 여성 사우나에서 숨졌기 때문이다.
'엄마, 아프게 해서 미안해. 가서는 아프지 말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아. 큰딸이'
'소녀 같은 우리 엄마 사랑해', '엄마 거기에선 행복해 하고 싶었던 거 다 해 사랑해'
4년 장학생으로 '인 서울'에 성공, 내년에 대학 새내기가 될 예정이던 김다애(18)양을 추모하는 글귀도 눈에 띈다.
'다애야 너는 정말 좋은 친구였어 사랑 많이 줘서 고마워…너가 생일 선물 들고 반에 찾아와 준 날 진짜 행복했어. 정말 고마워'
소방대원이 희생자를 구조하지 못한 것을 자책하는 듯한 글귀도 눈길을 끌었다.
'미안합니다. 이따금 당신들의 아픔을 '일'로 받아들였던 저를 용서해주세요 정말 미안합니다'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화마에 고통을 못 지켜 죄송합니다'라며 자책하는 글도 있다.
이번 참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도 화이트보드에 채워졌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한 조문객은 '저는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절대 이민 가기 싫습니다. 왜 자꾸…대한민국 만세'라고 적었다.
또 다른 조문객은 '더 이상 대한민국에 이러한 일이 안 일어나길…. 이민 가는 생각이 안 들길 간절히 빌어 봅니다'라고 적었다.
'정부는 말보다 행동으로 국민 생명을 지켜라', '그곳에서 편히 잘 쉴 수 있게…. 죄송합니다. 평화롭고 안전한 곳 만들겠습니다'라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하루빨리 진실 규명을 해서 언니의 억울함을 풀길 바랄게'라며 소방합동조사단과 경찰의 진상 규명을 기대하기도 했다.
3남매를 키운다는 한 엄마는 '화려한 성탄 캐럴 속에서 차를 이곳으로 돌렸습니다. 가슴 뭉클하네요…"라는 글을 남겼다.
이번 참사로 아내를 잃은 A(56)씨는 "장례를 치를 때는 정신없이 지나갔는데 이제 정신을 차려보니 슬픔이 스무 배가 돼서 돌아온다"며 "종일 하염없이 눈물이 나고 아내가 너무도 그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21일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로 29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쳤다.
yw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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